시드니는 날씨 맑음, 내 마음은…

by 마리

아무것도 모른 채 도착한 시드니. 날씨는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세상에, 이렇게 맑고 화창할 수가!


하지만 엘리베이터며 시스템들은 어딘가 시대에 비해 낙후되고 뒤떨어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뭐, 내가 불평할 처지는 아니었다.


호주에 오기 전, 집을 알아봤다.


시드니는 밴쿠버와는 달리 너무 크고 지역도 많았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밴쿠버는 중심가 시내를 다운타운이라고 했다면, 시드니에서는 시티라고 했는데, 무슨 민박집 도미토리도 아니고 4인 1실까지 있다는 게 신기했다.


하지만 나는, 내 공간이 필요했다.


마침 친구가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었고, 방이 하나 비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 베드룸 아파트인데 3명밖에 안 산다고 했다.


"방이 두 갠데 어떻게 3명이 살아? "


"방 하나는 집주인, 그리고 나는 거실셰어야" 그리고 내가 들어오면 총 3명이서 살게 되는 거라고...


친구가 있으면 나야 편하니, 그렇게 나는 그 집으로 향했다. 독방에 주 150달러였던 걸로 기억한다.


한인 공항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서 친구가 준 주소로 갔다.


처음 도착했을 때, 솔직히 여기가 도대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아랍 사람들도 많고, 히잡을 쓴 여성들도 많았다. 해외 생활을 좀 해봤는데도, 너무 낯선 풍경이었다.


집에 대충 짐을 풀고 친구를 만나러 나섰다.


서큘러키 역에서 친구를 만났다.

트레인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광경이 “우와! 오페라 하우스다!”


세상에… 기대가 없었기에 오히려 오페라 하우스는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 옆 바에서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너무나 이국적이고 멋져 보였다. 마치 내가 관광객이 된 것 같은 기분. 그 순간만큼은 참 즐거웠다.


햇살, 온도, 바람... 모든 게 좋았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은행 대출 상환 날짜가 가까워오고,

내 마음은 조금씩 썩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친구에게도 그동안의 내 상황을 말할 수 없었다.


부끄러움과 자책이 내 안에서 고요히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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