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치,

꿈을 잘 모르고 잘 못 찾는 사람.

by 그래좋다고치자


* 나는 내 꿈을 괜찮은 존재로 만들어주고, 꿈도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면서 상호작용하는 것. 그것이 내가 꿈꾸는 방식이다. (김미경의 리부트 중에서)




'꿈'이라는 단어 앞에 상념에 빠진다. 진정 나에게는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꿈이 존재하는가? 누군가 당신의 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겠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비슷한 말들을 한다. 꿈이나 목표를 정해 나아가라고. 지금 내 상태는 목적지조차 없는, 다소 막연한 걸음을 내딛고만 있는 것 같다.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목표가 열과 성을 다해 이루고 싶을 만큼 특별하지도, 심지어 나의 가슴에조차 와닿지 않는 까닭이다.


그래서 나의 걸음은 그 보폭도 속도도 다르다. 하루하루 다른 형태의 걸음을 내딛는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앞으로 아니면 뒤로도. 방향에조차 구애받지 않는 나의 자국들은 서로 뒤엉켜 펼쳐진다. 나의 걸음은 또다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나를 잡아줄 한 줄기의 빛 따위는 그저 사치에 불과한 걸까. 이제는 '꿈'이라는 단어가 무겁게만 느껴진다.


가족, 지인, 혹은 취미 생활이 비틀거리는 나의 걸음을 미처 잡아줄 수 없을 때, 나를 버티게 할 꿈의 부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보다 나은 사람, 부자, 착한 사람, 용감한 사람... 꿈이라는 단어 앞에 작은 떨림이나 설렘조차 느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꿈의 부재를 못내 견디지 못해 꿈치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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