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배에 올라탄 것 같아. 구명조끼도 없이 말이야."
동생의 목소리엔 두려움인지 부모님에 대한 원망인지 모를 떨림이 자리했다. 부모님과 식당을 운영한 지도 7년 째, 허리 빠지게 일한 동생에게 남은 것이라곤 나날이 줄어가는 가게 수입과 커져만 가는 막막함 뿐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가게 일을 시작한 동생은 자신의 꿈도 포기한 채 부모님을 도왔다. 곧 환갑이 되어가는 부모님의 힘만으로는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친구들과 노는 것도 미뤄가며 가게를 지킨 동생이었다. 안타깝게도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그런 동생이 무너졌다. 가게 사정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죽 답답했는지 나에게 하소연을 한 것이다. 당장 오늘 가게가 망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몇 달 째 적자가 이어지니 누나도 알고 있으라고.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그래도 버텨보자는 시답잖은 위로뿐이었다. 답답해도 어쩌겠는가. 당장 수중에 쥐어줄 돈 몇 푼이 그 돈 몇 푼이 지겹게도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날이 갈수록 부모님과 동생의 얼굴엔 그늘이 졌다. 그늘이 크기를 키우고 또 키워 결국엔 내 마음까지 병들게 했다. 이러다간 나도 함께 무너지고 말 것만 같다. 같이 무너질까, 아니면 나라도 살아볼까. 가족을 밟고 나라도 올라설까. 나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아볼까.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이기적인 생각을 한 것이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같이 무너질까.
밟고 올라설까.
차마 답을 내리지 못한 질문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