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이 들어보니까 알겠어 너희들 정말 대단해
1정 자격 연수가 한창이다.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짧은 소감을 전하자면 정말 지겹다. 8시간 가량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부터 참기 힘든 고역이다. 1정 자격 연수는 배울 것도 많고 재미있더라는 선생님들의 조언이 떠오른다. 비대면이 아닌 대면으로 진행됐다면 어땠을까? 임시로 묵을 숙소를 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익숙치 않은 곳에서 한달 가량을 지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혼 하나 없는 눈으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있자니 적잖게 아쉬움이 남는다. 대면 연수 특유의 생생함과 활기를 느낄 수 없다는 점과 든든한 전우들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는 생각이 아쉬움의 깊이를 더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떠들썩했던 작년 초가 떠오른다. 전면 원격 수업이 결정되고 나름의 열정을 가지고 준비했다. 일일이 가정 방문을 하여 학습 꾸러미를 나눠주고, 매일 아침 학생들에게 개별 모닝콜을 돌리며 하루를 시작했고, 실시간 줌을 켜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1일 1과제까지 꼬박꼬박 내주었다.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저녁 늦게까지라도 전화를 걸어 받아내고야 말았다.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제출을 미루는 아이가 있다면 곧장 집에 찾아가 개별 지도를 했다. 자동차 의자를 눕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작은 책상까지 넣어갔다. 이제 생각하니 웃음이 다 나온다. 까치집을 한 채 양손에 휴대폰을 무려 4개나 들고 나오던 C가 떠오른다. 앞으로는 숙제 잘할게요. 통하지도 않을 거짓말을 헤실헤실 웃으며 잘도 했더랬지.
원격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선생님인 내가 가장 힘들 거라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매번 모닝콜로 아이들을 깨우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과제를 확인해야 하니 내 본업이 교사였는지 콜센터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다며 신세한탄도 많이 했다. 과제 하나 해서 올리는 게 뭐가 힘들냐며 아이들을 꾸짖기도 많이 꾸짖었다. 상습적으로 출석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출석 일수 안 채우면 졸업도 할 수 없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 또한 새로운 수업 방식으로 인해 적잖게 혼란스럽고 힘들었을 거라는 사실을 늦게서야 마주하게 되었다.
또한 '따라오지 않는 아이들'에게만 관심을 쏟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굳이 지도를 하지 않아도 시간 맞춰 출석도 하고, 발표도 잘하고, 반응도 잘해주고, 또 과제까지 착실히 하는 아이들이 물론 있었다. 아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게 해주었다. 과제를 하지 않고 매번 늦잠을 자 나를 곤란하게 했던 아이이들은 극 소수에 불과했다.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만 관심을 쏟느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뿐이다.
상호 교류없이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며 앉아있는 일은 성인인 나에게도 쉽지 않다. 1정 연수를 들으며 몸소 체험하며 깨달은 사실이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오늘도 열심히 하시네요. 줌으로 해도 선생님이 해주시니까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나의 사기를 복돋아 주던 아이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잘한 것보다는 못한 것, 안한 것에 대해 지나친 잔소리만 했던 사실이 떠올랐을 땐 미안해졌다. 더 나아가 착실하게 원격 수업에 참여하던 아이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관련 꿀팁이 있다면 전수 받고 싶을 지경이다.
1정 자격 연수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여전히 영혼 하나 담겨있지 않다. 뒷목이 뻐근하고 눕고 싶다. 누워서 들으면 티가 많이 나려나. 열정을 다해 수업을 해주시는 강사님을 바라본다.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아이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연수 끝날 때 까지 6시간하고 28분이 남았다. 진짜 애들은 어떻게 들었지. 진심을 다해 외치고 싶다. 얘들아 정말 RESP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