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춘기를 마주하며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by 그래좋다고치자


8남매 키우랴 굽은 허리 한번 펼 수 없었던 외할머니. 당신의 책임감은 오롯이 남아 아픈 손가락, 막내딸에게 이어졌으리라. 가장 짧은 사랑이었지만 유독 짙었던 당신의 사랑이 막내딸, 나의 엄마 가슴속 옅은 흔적 되어 남았으리라.




그저 살아보겠다는 악바리로 가득 차 이 악물고 살아온 인생이었으리라. 쓰러질 듯 말 듯 휘청이면서도 얄팍한 다리로 간신히 버티며 살아왔으리라. 엄마의 엄마로부터 내리 받은 책임감. 그것은 더욱 견고한 형태로 이어져 내려와 엄마의 가슴에 깊이 남았으리라.



그리고 마침내 나에게로 이어졌으리라. 엄마의 엄마로부터, 그리고 엄마로부터 나에게로.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책임감은 길고 긴 세월을 거쳐 나에게 와닿았던 것이리라. 이제야 엄마를 마주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엄마를. 모순적이게도 나와 닮아있는 듯한 엄마를. 그저 작디작은 한 여성에 불과한 엄마를. 그럼에도 그 모진 세월 견뎌온 단단함을 가진 나의 엄마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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