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점을 다른 사람이 말해줄 때

정말 정말 기쁘다

by 희윤

때는 8월 어느날, 정말 더웠다.

FDSC의 밝은미래연구소에서 주최한 네트워킹 파티가 있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처음엔 주니어 디자이너를 위한 행사라 생각했었는데 SNS에서 파티에 참여하는 민트 컨디션의 멤버 중 한 분과 소통한 뒤 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내가 디자이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10년 넘게 디자인 일만 했지만 디자인을 하긴 하는데... 그냥 작은 회사에서 일하고 내세울만한 건 없어요 식으로 부연설명을 꼭 붙이곤 했다. 안 좋은 버릇이란 건 당연히 알고 있지만 고개만 슬쩍 돌려도 이미 책을 저술하거나 언급하면 누구나 알 정도의 작업을 해낸 디자이너들이 진짜 디자이너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회사를 퇴사한 바로 그날, 내게 일을 맡겨준 사람이 있었고, 한 달 남짓한 기간동안 소통하면서 함께 행사를 만들어 나가는 경험은 최고였다. 그리고 계속 이렇게 일을 받아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지하게 나도 가능한건가?? 하면서 설렜던 것이 올해 초의 이야기다.


다시 원래 내용으로 돌아와서 아무튼 네트워킹 파티에 갔다. 사람들이 뻘쭘해 하지 않고 자연스레 분위기에 섞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고 섬세하게 운영되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굿퀘스천 부스에 자리가 났고 매우 내향성인 나는 긴장한 채 앉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정말 즐거운 대화를 하게 되었다.

자주 접하는 어도비의 툴 아이콘을 카드로 만들어 이것을 주제로 대화를 했는데, 현재의 나를 표현하는 툴 세 개, 미래의 나를 표현하는 툴 세 개 그리고 마지막엔 미래로 가기 위한 카드 하나를 받았다.


이것저것 이야기하는 동안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였고 대화하면서도 이야기가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대화가 내게 큰 용기를 줬다. 왜냐하면, 나는... 스토리텔링 감수성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뭐 나는 그럭저럭 재밌을 수 있지만 특별한 게 없고, 다른 사람의 흥미를 끌기엔 많이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표현과 나의 적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리론 알아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아무래도 다르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 그게 어디 쉬운가. 하지만 인정과 칭찬이란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 지금까지 받은 것들을 잊고 지낸 건 아닌지 조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생각보다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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