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하니까.
여행, 얼마나 가봤나요?
우리집은 어릴 때부터 가족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다. 내가 아직 초등학생일 때ㅡ북경에서 학교를 다닐 때ㅡ 아버지는 班主任老师, 즉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써서 내셨다. 한달 간 가족여행을 다녀올 테니 수업을 빼달라고(외국인 저학년 학생이었기에 그냥 봐주셨다..). 다정한 울 아버지.
그렇게 우리 다인원 가족은 한달 유럽 여행을 다녀온 이후부터 우리에게 여행을 빼놓을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중국에 거주하면서 가족들과 중국 전역을 다녔고, 동남아 국가는 물론이고 이스라엘도 다녀왔다.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북경에서 장기 거주하다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한번도 미주 여행은 가본 적이 없었다(이것도 신기하지.. 아무래도 멀어서 그랬던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중국생활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온 직후, 캐나다에 사시던 지인(가족)분들이 초대해주셔서 한달 간 놀러가게 되었다.
캐나다 토론토 가정집에서 함께 지내다 직접 운전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도 처음 놀러 가고…
그때 한달동안 생활하며 ‘나중에 꼭 캐나다에서 살고 싶다’라는 꿈의 씨앗을 품게 되었고, ‘언젠가 다 못가본 미국을 한번 더 가야지. 그리고 그땐 무조건 뉴욕을 가야지’라는 마음도 함께 품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나서 그 꿈을 이루게 될 줄이야!
그러니까- 나는 아주 오래 전 심어놓은 생각이 퇴사 를 마음 먹었을 때 불현듯 떠올라서 무조건 떠나야겠다 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왜 미국의 수도도 아닌 뉴욕이냐면-
한마디로 그냥 내 로망이다.
나에게 가장 불가능해보였던 꿈이었고.
나는 원래 대학을 미국/유럽 등으로 유학가려고 했는데 진로를 정하기 직전에 ‘도저히 나 혼자 그 먼 땅에 가서 살기 무섭다’라는 생각에 한국에 남았다. 부모님 품에서 한국 학교생활을 하고 싶기도 했고… 하지만 이게 후회로 남았고, 내가 그때 갔으면 잘했을지 못했을지-> 이게 미제로 남아버려서 더 큰 후회가 돼버렸다. 내가 왜 그때 해보지도 않고 안 나갔지? 라는 크나큰 후회, 그리고 여전한 두려움. 이걸 깨기 위해 나는 도전해야 했다. 마치 데미안에서 나온 것처럼(맨날 반밖에 못 읽고 끝냄).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ㅡ출처 데미안(헤르만 헤세)
내 세계는 회사 다니던 일상이었고…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다녀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고… 아무튼- 그 세계에서 나오려면 세계를 깰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더 좋은 곳으로(나와 잘맞는) 이직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퇴사를 해야했고, 그 회사에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선 무조건 비행기표를 예매해야 했다. 그 비행기가 미국 뉴욕을 향했던 것이고.
ㅡ
본디 나에게 여행이란 무조건 동행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 과거를 보면 알겠듯, 특히 가족이랑 많이 갔었고.
미국도 원래는 언니랑 한번 가보자, 라는 말이 나왔던 곳이다. 그러니 <나 혼자> 갈 생각은 애초에 없던 곳이었다. 혼자 가기엔 너무 무섭고 멀고 크니까.
* 내가 <언젠가 미국 뉴욕을 갈 수 있을까? 난 너무 가고 싶은데..> 라고 했을 때 <무조건 갈 수 있지! 갈 날이 너무 많이 남았지~>라고 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내가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 세상을 살면서 뉴욕은 무조건 한번, 최소 한번은 가봐야 한다’라는 말에 언제부턴가 가스라이팅(? 당해왔던 것 같다. 대체 그 곳이 어디길래 다들 가야 된다고 해? 약간 서동요 기법도 합쳐진 것 같음.. 거긴 꼭 가야돼 - 왜?… 근데 계속 듣다 보니까 맞는것 같아 가봐야 되는 듯 -> 결국 가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