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rriet Dec 04. 2018

소소한 일상을 유지하는 방법

4. 명상을 하자


명상에 대한 첫 기억은 고등학교 수업 시간이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엔 '철학' 수업이 있었는데 동서양 철학을 배운건 아니고 수녀님과 함께 이런저런 활동-가령 학교 뒤에 있는 절까지 걸어가면서 자연환경에게 인사를 나눈다거나(콩잎아 안녕!)-을 하는 시간이었다. 수업 내용 중에는 눈을 감고 수녀님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몸의 긴장을 풀거나 길을 따라가는 상상을 하는 게 있었는데 십여 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게 명상이었다. 



명상을 한다고 주변에 얘기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대단하다. 난 생각이 많아서 못 하겠어'와 '난 명상이랑 안 맞아'. 명상에 대한 고정관념이 그대로 느껴진다. 얼마 전까지는 '명상은 어렵지 않아요~'라고 설파했지만 '응 그렇구나'하고 넘어간다. 나에게 있어서 명상은 쉬는 방법이고 마음을 돌아보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쉬는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으니 '그렇구나'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도 생각이 많다. 명상을 하려고 자리에 앉으면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어쨌든 명상은 어렵지 않다. 그냥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마시고 깊게 내쉬면 된다(방금 시간을 재보니 10초 걸렸다). 긴 호흡을 여섯 번만 해도 1분 짜리 명상이 된다. 여유가 된다면 호흡할 때의 몸의 감각에 집중해보고, 생각이 많다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보자. 가끔 생각에 휩쓸려 내려가도 괜찮다.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의 어딘가에 다녀와도 괜찮다. 호흡 한 번에 '지금, 여기'로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




쓰다보니 소제목이랑 전혀 다른 내용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이삿짐을 정리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