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정신의 보고서 - 육아에세이 19
내가 왜. 내가 왜? 내가 왜???
이 소리밖에 안 나온다.
누가 나를 없앴는가?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옳다쿠나.
나에게 “애를 낳으려면 지금이 마지막이다“
타이밍을 정해준
내 소중하고 사랑스런 주치의 교수님이었구나!
교수님은
내가 40살이 되자마자—1월에 바로 물으셨다.
“애를 낳을 거예요?”
나는 어색하게 눈알을 휘젓다
멋쩍게 말했다.
“미래의 제가 낳지 않을까요?”
아, 미래의 나를 들먹인 게 문제였다.
- 그렇다면 지금이 마지막이다!
움직여라!! -
그분은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해야 할 행동 양식
1, 2, 3, 4, 5, 6, 7, 8을
종이 한 장에 적어주셨고,
단 6개월 안에 이 키 마일스톤들을 모두 성취하고,
거대한 아웃컴을 가져오라고 했다.
‘세상에 의사 말 어겨서 득 될 것 하나 없다’
생각하며 살던 나는 그대로 실천했고—
그 아웃컴이 세상에 도출되자,
판이 달라졌다.
‘에고센트릭 나’는
깜쪽같이,
아주 깜쪽같이
사라졌다.
나는요, 교수님?
나는요?
교수님, 알고 계셨죠??
내가 없어질 것을…이미 알고 계셨죠?
난 정말 교수님께 감사하고,
환희에 찬 얼굴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교수님.
<흐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