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정신의 보고서 - 육아에세이 12
"너는 애기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지?"
시어머니께서 웃으면서 물었다.
아. 니. 오.
내가 장담하건대,
나는 최고의 AI 번역 시스템을 가진 사람으로,
눈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의 말을 들으며 분석하고,
그 너머의 버벌 큐를 의미심장하게 관찰하며
그 사람의 바디랭귀지까지,
CSI 행동분석 심리학자가 쓴 논문 이론을 바탕으로
맨날 맞춰보고,
제일 좋아하는 것은—
널브러진 시체만 봐도 범인을 예측하는 <셜록> 시리즈다.
그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분명히 나는 알 것이라고,
십만 원 빵 내기를 걸면
난 천조 부자가 될 거라고 확신했는데……
왠걸,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급이다.
미래형 외계 AI가
매일매일 다른 버전의 프로그램을 만들며
새로운 적수로 싸우게 된다.
매일 리셋되는 외계 AI의 생태와 언어는
예측하거나 학습될 수 없기에
감각적인 즉시 대응으로 물리쳐야 한다.
미래형 외계 AI의 우두머리가—
그분이다.
아,
몇 초 전에는 울더니 지금은 웃고 있네.
돌아부러.
셜록, 컴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