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알았더라면
올해 1월 진로와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며 기록으로 남겼었다.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그때의 나보다는 나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다.
느리지만 천천히 나를 알아가고 성장해 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고민이었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떤 걸 할 때 행복한가’
‘난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잘 해내고 싶은가’
이런 고민들이었는데 결국에는 나에 대해 심층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지금, 아니 오늘 ‘청년’들을 위한 한 특강을 듣고서 다시 한번 내 마음에 작은 파동이 일어났다.
1시간짜리 강의였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들었던 강의였다. 강사님의 경험과 노하우가 느껴졌던 베테랑 느낌 물씬 풍겼던 강의였다.
주된 골자는 청년들의 삶, 구체적으로는 진로와 취업에 관한 고민들에 대해 위로하고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강사님이 살아오신 인생의 에피소드를 넣어 정말 맛깔난다는 표현이 딱 맞는 그런 강의를 해주셨다.
속으로 공감 가는 내용이 많고 재밌기도 하고 혼자서 살짝 울컥하기도 했던 부분이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이나 판서 강의가 아닌 오로지 구두로만 전하는 내용이었지만 나한테는 뭔가 굵직한 울림이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확신을 갖고 누가 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제가 인생을 지금까지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은 저보다 더 잘될 거예요. 정말입니다. 남의 말, 누군가의 말대로 하지 마세요. 많이 경험하고 실패해봐야 합니다. 지금은 그래야 하는 시기예요. 괴롭고 힘들어야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어요. 모범생처럼 살지 마세요. 제 나이 57세, 지금도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뻔한 위로와 응원일 수 있는 저 멘트들이 진심들 꾹꾹 눌러 담아 강사님의 진짜 인생 이야기를 예시로 들면서 이야기해 주시니 더 와닿았던 거 같다.
제일 인상 깊었던 멘트는
‘모범생처럼 살지 마세요’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있다, 많다. 60세에 유학을 가는 게 목표예요’
본인의 지난 삶을 개차반이라 표현하셨지만 들을수록 누구보다 너무나 치열하고 열심히 사셨던 분이라 말속에 힘이 있고 당당함이 있었다.
이제 막 30대가 된 내게, 60세에 유학 가려고 돈 모으고 계시다는 강사님의 꿈과 비전이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여기서 ‘모범생처럼 살지 말라’는 문장의 이면적 의미가 모범생 같은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한 것은 아니리라, 착하게 열심히 살아왔지만 누가 하라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나를 알고 이해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멋지게 살기를 원하셔서, 하신 말씀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껏 모범생처럼 살아온 내 삶을 돌아보며 나는 정말 시키는 대로 말 잘 들으면서 살아왔구나,
그때의 나는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고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한 모범생처럼 살지 말란 그 말은 성실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모범생들의 태도, 미음’을 향한 것이 아닐 것이다.
다만, 말 잘 듣는 아이였던 모범생으로 살아온 나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법을 생각하지도 못했고 더 넓은 세상을 몰랐을 뿐이었다.
젊고 어렸지만 두려움 많고 남의 시선 또한 의식하며 살아왔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나니 이제야, 아니 이제라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20대 때는 왜 지금과 같은 생각을 못했을까, 이런 생각 또한 이제는 바꿔야지
분명 40대가 되면 30대도 여전히 너무나 젊고 창창했을 나이라 생각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돌아볼 거 같다. 그러니 지금도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도전해 보고 실패해 봐도 괜찮을 때라고 믿자, 그게 맞다.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누구나 그 시작을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시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최소한의 후회를 남기려고 지금 이 순간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다르게 작은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겠지..!
60세에 유학을 가는 것이 목표라고 하신 강사님의 마지막 멘트가 내 머리를 띵하게 했다.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던 나에게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멘트였다.
난 아직 이제 ‘고작’, ‘요만큼’만 살아온 것이니까,
예전의 20대의 나처럼 지금도 여전히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작해야 나아갈 기회가 생기는 거니까-!
오늘 내게 울림을 준 강사님께 진심을 담아 감사하단말씀을 전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앞으로 나 자신 파이팅 해보자, 웃으면서 :)
ps.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거창한 것만은 아니더라, 소확행이란 말처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나만의 행복을 찾아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