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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혜연 Jul 25. 2022

자유도시 리우데자네이루

코시국 브라질 여행 ep.2

리우데자네이루 (히우 지 자네이루)

  리우는 코로나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도시였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브라질 최대 관광도시인만큼 리우는 최대한 락다운을 하지 않았다. (리우가 락다운을 시행했을 때는 나라 전체가 락다운을 시행했을 때뿐이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해변인 리우에서는 마스크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마스크 없이 해변을 가득 채운 인파를 보고 있으면, 마치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간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당시 브라질의 코로나 상황은 심각했지만, 리우의 시민들은 마치 코로나의 존재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 2020, 코로나가  세계를 강타하며,  어느 나라도 코로나를 피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처하는 자세는 극과 극이었다. 공동체주의가 지배적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을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으며, 경로 추적과 같은 사생활 침해도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반면, 서구권에서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들의 신조에 따라 자유를 지켰고  대가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코로나 시대에  둘은 공존할  없었고,   우선시 되는 가치는 문화와 정서에 따라 확연히 나뉘었다. 그만큼 각각의 장단점 또한 확연했지만, 오랫동안 락다운에 고통받아온 나는 리우가 좋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해방감이 반가웠고 자유는 달콤했다.


바라 데 티주카

 리우의 첫 숙소는 바라 데 티주카 해변 근처 부촌 지역이었다. 코파카바나 해변을 비롯한 리우의 유명 관광명소들과는 20km 떨어진 곳이지만, 늦은 밤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안전했다. 노숙자가 없는 거리는 깨끗했고, 자연경관도 좋았다. 아파트 단지 내에 흐르는 강가에는 손바닥만한 원숭이들이 나무에 붙어 장난을 쳤고, 운이 좋은 날은 카피바라도 목격할 수 있었다. 리우에서 가장 긴 해변으로 알려진 바라데 티주카 해변도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뛰노는 아이들의 풍경이 고요하고 잔잔한 해변이었다. 그 평화 속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매일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근방에는 리우 최대 쇼핑몰(바라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 아파트 단지 내에 체육시설과 수영장이 구비되어 있어, 생활에도 편리했다. 그만큼 숙박비와 물가가 비쌌지만, 당시 우리는 휴식이 절실했다. 지난 한 달간 락다운이 시행된 상파울루에서는 불안한 치안으로 계속 긴장 상태였고, 이과수에서는 새로 산 아이폰마저 이틀 만에 고장 나면서 스트레스가 폭발적으로 쌓여 있었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스트레스가 가중되자 남자 친구는 몸살까지 걸렸다. 지칠 대로 지친 우리에게 자연, 치안, 인프라가 모두 갖춰진 이곳은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2주간의 긴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코파카바나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되자, 본격적인 여행을 위해 코파카바나로 숙소를 옮겼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다부진 몸매를 자랑하는 카리오카(리우 사람을 일 걷는 말)들과 관광객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해변을 즐겼다. 어떤 이는 해수욕을 했고, 어떤 이는 춤을 췄고, 어떤 이는 태닝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족구를 즐겼다. 강렬히 내리쬐는 태양만큼 뜨거운 리우의 해변은 밤이 되어서도 그 열기가 식지 않았다. 해변가를 늘어선 바들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 맞은편엔 다양한 먹거리와 수공예품을 파는 상인들이 줄지었다. 해가 떨어진 어두운 해변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 그중에서도 브라질 전통 무술인 카푸에라는 한참을 넋 놓고 구경할 정도로 시선을 끌었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카푸에라의 리드믹한 동작들은 무술보다는 춤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화려했다. 밤낮없이 뜨거운 코파카바나의 해변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클럽 같았다. 우리는 밤마다 해변을 거닐며, ’ 카프리냐’(모히또에 민트만 빠진 것 같은 브라질식 칵테일)를 마시고, 그들의 장단에 몸을 흔들며, 자유를 만끽했다. 마침 3월에 예정되어 있던 리우 카니발도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 카니발이 열릴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이미 축제가 시작된 것 같은 현장 분위기로 봐선, 카니발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카니발이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리우 한 달 살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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