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한 어느 저녁, 평소처럼 자주 가던 식당에서 한 여성이 혼밥을 즐기고 있었다. 낯설게만 보였던 그녀는 필리핀에서 와 한국에 정착한 이방인이었다. 우리는 각자 저녁을 즐기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녀의 시선이 우리가 주문한 치즈퐁듀에 머물러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모습을 눈치챈 아내는 주저하지 않고 말을 걸었다.
“치즈예요. 치즈. 불에 데워서 녹으면 주꾸미와 함께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어요.”
아내의 따뜻한 설명에 여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곧바로 치즈퐁듀를 주문하고, 아내가 하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며 즐거운 표정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내와 그 여성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필리핀에서의 삶, 한국에서의 새로운 정착생활을 하며 겪은 이야기들. 대뜸 그 여성은 아내에게 말했다.
“언니야! 남자 기다리지 말고 혼자 살아갈 수 있어야 해. 남자 있지만, 난 혼자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아들도 키우고 있어.”
이방에서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온 그녀의 자랑에, 아내는 환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했다.
“정말 멋지고 대단해요. 잘하고 있어요!”
아내는 엄지를 척 들어 올리며 그녀를 칭찬했다. 마치 서로를 오래 알고 지낸 듯한 이 따뜻한 대화 속에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내는 어떤 방향에서 바라봐도 참 아름답다는 것을.
아내는 늘 이런 식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상대의 삶을 진심으로 존중해 준다. 낯선 이에게도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고, 그 짧은 순간마저도 의미 있는 교류로 만들어낸다.
아내가 가진 그 따뜻한 배려와 섬세함은, 언제나 내게 새로운 감동을 준다. 그녀는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그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다.
그날 저녁,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정말 아내는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답구나."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마저도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내게는 삶의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세상은 늘 복잡하고 때로는 차갑지만, 아내처럼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
아내가 보여준 그 진심 어린 배려는 내가 항상 배워야 할 덕목이다. 그녀는 내 삶 속에서 언제나 나를 가르쳐주는 존재다. 오늘도 나는 아내로부터 삶의 따뜻한 교훈을 얻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모습이 아닌,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배려에 있다. 그 아름다움은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