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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캐는 광부 Nov 20. 2024

할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삶의 증거


월말이 다가오면 늘 그렇듯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업무보고서를 준비하고, 컨설팅 자료를 정리하고, 연재 글도 마감해야 한다. 그뿐인가. 유튜브 영상의 주제를 선정하고 촬영을 위한 콘티를 짜야하고, 1주일 뒤 있을 연구 강의를 위한 자료도 마무리해야 한다.


적어놓고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할 일의 목록이 나를 압도할 것 같지만, 묘하게도 그 바쁨 속에서 나는 감사함을 느낀다.


해야만 하는 일도 있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바쁜 일상은 때로는 나를 숨 가쁘게 하지만, 그 숨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삶은 때로 나를 밀어붙이고 시험하듯 이 많은 과제를 던져준다. 그러나 내가 이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더 깊이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업무보고서를 쓰는 시간은 단순한 문서 작업이 아니라, 내가 쌓아온 시간과 경험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다. 컨설팅 자료를 정리하면서는 내가 누군가의 길을 밝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연재 글을 쓰는 시간은, 내 생각을 단어로 빚어내며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순간들이다. 유튜브 영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지 상상하는 설렘이 있다. 연구 강의 자료를 준비하며, 내가 배운 것들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 모든 일이 나를 바쁘게 하지만, 그 바쁨 속에서 나는 내 삶을 살아내고 있다. 일이 많다는 것은 내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내가 꿈꾸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바쁨은 단순히 짐이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삶의 온도다.


어쩌면 감사라는 감정은 그렇게 찾아오는 것 같다. 그 자체로는 힘겨워 보이는 일들 속에서, 그것이 내게 주는 의미를 깨닫는 순간 마음은 따뜻해진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 내가 기꺼이 마주하는 시간들, 그리고 그것들이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 그 깨달음이 나를 오늘도 움직이게 한다.


바쁨은 단순히 시간의 부족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꿈꾸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감사하다. 그 모든 것에, 그 모든 순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것은 당신이 여전히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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