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지구본을 천천히 돌린다. 그 수많은 나라들 사이에서 내가 사는 이 작은 한반도를 찾는다. 처음에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헷갈릴 만큼 작은 점 같은 땅. 손끝으로 겨우 가리킬 수 있는 그곳에,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마음을 붙잡는다.
이 조그마한 땅 위에서 매일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떤 사람은 고통 속에서 하루를 견디고, 또 누군가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발견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그 중심 어딘가에 내가 있다. 그저 하나의 평범한 존재. 세계라는 거대한 무대 속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점처럼 느껴질지도 모를 나.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나이다.
지구본을 돌릴수록 마음은 한없이 넓어지고, 동시에 한없이 작아지기도 한다. 끝없이 이어진 대륙과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깨닫게 된다. 이 방대한 세계 속에서,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그러나 그 작은 나도, 이 땅 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경이롭고 위대한 일인지 모른다.
이 거대한 세상 속에서 내가 이 순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매일의 일상이 쌓여 나만의 이야기가 되어간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이다. 비록 내 자리가 세상의 중심은 아닐지라도, 나의 삶은 나만의 중심에서 당당히 빛나고 있다.
나는 다시 한번 나 자신에게 조용히 응원의 말을 건넨다. “괜찮아,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 작은 한 점에서 이렇게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위대하다.” 비록 발걸음이 느리고,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나는 여전히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라는 존재가 유일하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
지구본을 다시 내려놓으며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이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고유한 삶을 써 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특별하게 만든다. 작은 점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가 우주에 단 하나뿐인 별이라는 것을..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세상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전부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이다. 그게 누구도 아닌 나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