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삶이다

오늘 여기

by 서담


인생은 참 묘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듯 당당하던 이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늘 조용히 한켠에 머물던 사람이 당당한 걸음으로 세상 앞에 나서기도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문득 든 생각. 정말,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는 종종 어떤 사람이 ‘잘 나가는’ 순간만을 보며 그 사람을 단정 짓는다. 그의 지금이 곧 전부인 것처럼, 그 화려함이 영원할 것처럼 믿는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 뒤엔 늘 그늘이 있고, 침묵의 시간에도 예기치 못한 가능성이 자라고 있다는 걸 잊는다.


늘 그랬다. 높이 올라갈수록 자신을 잃는 사람들이 있었고, 존재감 없이 조용히 묵묵히 견디던 이들이 어느 날 세상 앞에 당당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단순한 반전이 아니다. 삶이 그 사람에게 시간을 들여 어떤 무게와 빛을 쌓아준 결과다. 그 모든 흐름 속에서 결국 진실은 시간이 드러낸다.


그래서 더욱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잘 나간다고 자만할 이유는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룬 게 없다고, 드러나는 것이 없다고, 스스로를 작게 여길 필요도 없다. 삶은 언제나 예측을 벗어나 흐르고, 우리의 평가는 늘 그 흐름보다 성급하기 마련이다.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여기’다. 내게 주어진 시간, 내게 맡겨진 일, 그 안에서 내가 얼마나 진심을 다했는지가 남는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중심을 붙잡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제보다 나은 내일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다.


누군가의 변화를 보며 부러워할 필요도, 누군가의 몰락을 보고 안도할 필요도 없다. 삶은 그 누구의 것이 아닌, 오롯이 나의 것이고 나의 삶은 그저 내가 매일 최선을 다한 순간들로만 채워지면 된다.


오늘, 흔들릴 수는 있어도 무너지지는 말자.

오늘, 의기소침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잃지는 말자.

오늘, 내게 주어진 일을 외면하지 말자.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살아내는 사람은, 어느 날 반드시 근사한 모습으로 자기 자리를 빛내게 되어 있다.



한 줄 생각 : 인생은 예측이 아니라 태도로 완성된다. 흔들림 속에서도 오늘의 나를 지켜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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