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나다운 삶

by 서담

우리는 종종 남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평가, 다른 사람의 표정, 다른 사람의 한마디가 내 존재를 규정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어릴 때부터 가까운 부모님으로부터 학교선생님들의 평가와 사회에 들어와서는 직장상사의 말과 동료의 분위기가 어느새 내 행동을 이끈다. 그러다 보면 문득 의문이 든다.


“나는 지금 나로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들의 시선은 언제나 나를 비춘다. 하지만 그 시선이 나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나를 만드는 것은 내 시선, 내 생각, 내 판단, 그리고 내가 직접 실천하는 모든 선택들이다. 세상은 끝없이 목소리를 내지만, 그 모든 소음 속에서 나를 결정하는 마지막 목소리는 언제나 내 안에서 나온다.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떤 태도를 유지했는지, 어떤 행동으로 하루를 채웠는지. 그것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 남이 내게 어떤 이미지를 부여했는지는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내리는 평가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밤이 깊어 모든 소리가 잦아들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나를 정직하게 마주하는 건 결국 내 양심과 내 선택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들을 ‘나답게’ 살아가야 한다. 그 말은 거창한 이상이나 특별한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도 작은 방식으로, 내가 옳다고 믿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도 남들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고, 남들이 평가하지 않아도 나 자신에게 떳떳한 길을 걷는 것. 그 꾸준함이 쌓일 때 비로소 ‘나다운 삶’이 된다.


나는 종종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곤 한다.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라 억지로 웃던 얼굴들, 인정받고 싶어 무리해서 내뱉었던 말들. 후회는 없어도 왠지 그 순간들의 공허함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무리 남들이 박수쳐도, 내 마음은 시끄럽고 답답했다. 그때 깨달았다. 남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삶은 결국 내 영혼을 소모시키는 삶이라는 것을.


반대로, 나 스스로 옳다고 믿는 선택을 했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 때론 남들에게 미움받기도 했고, 비효율적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내 안의 시선이 내 행동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때 느낀 안정감은 남이 주는 어떤 칭찬보다 오랜 여운을 남겼다.


삶은 참 단순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전부다. 겉으로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내 삶은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혼자가 아닌 이상 남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남의 기대는 남의 것이고, 남의 평가도 결국은 남의 것이다. 그 모든 것의 무게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스스로에게 남기는 흔적이다.


오늘 내가 한 말이 내 마음에 떳떳한지, 오늘 내가 한 행동이 내 양심을 배반하지 않았는지. 그것만이 내 삶의 진짜 기준이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결국 이 단순한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다짐한다. 더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더 믿는 삶을 살겠다고. 남의 시선 속에서 허우적대기보다, 나의 시선 속에서 단단해지겠다고. 그렇게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나라는 이름의 삶이 흔들림 없는 기둥처럼 서 있을 것이다.


삶은 언제나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진실은 간단하다.

나답게 사는 것,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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