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때로는 뜻밖의 의미와 가치를 안겨주곤 한다. 이것이 바로 불편함이 우리에게 유의미한 것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다. 편안한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의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나는 삶의 필수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승용차 없이 생활한 지 몆 년이 지났다. 주변의 지인은 한결같이 믿지 못하는 의아한 표정이다. 여간 불편하지 않을 텐데라는 걱정의 마음까지 건네준다. 걱정과는 달리 승용차의 부재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은 마치 일상의 소리를 새롭게 듣게 해 준다.
5Km 내외의 거리는 되도록 걸어서 다니곤 한다. 거리를 걸으면서 그냥 스쳐 지나가던 주변을 더 깊게 관찰할 수 있어 도심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게 된다. 간혹 꽃이 피어나거나 지나는 사람과의 우연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것은 승용차 없는 일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 시끄러운 시내 소음에서 벗어날 때의 가벼운 안도감은 승용차가 없어서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 버스 안에서 책을 펴보거나, 거리를 걸으며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 속에서 때로는 음악감상과 신지식으로, 여느 때는 깊은 사색과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성장의 순간들을 경험한다.
여유로운 도보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물리적인 거리와 마음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승용차의 속도와 도로 위의 삶의 경쟁에서 벗어나면서, 여유로움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발견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늘 나에게 특별한 의미 있는 순간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종종 불편함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불편함이란 것이 우리에게는 실제로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편함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이어질 것이다. 불편함에 용기를 내어 부딪혀보는 것, 그것이 바로 새로운 발견의 시작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