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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고, 쓰러지지 말고 일어서라고...

by 서담

지인과 친구가 암 투병 중이다. 눈물로 젖은 마음을 안고 있다. 그들의 눈에 담긴 순간순간 염려, 죄책감 등이 마음을 짓누르는 듯한 아픔으로 스며들어온다.


암이란, 어떤 이에게도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끔찍한 실감과 함께 예고 없이 찾아오는듯하다. 어떤 날, 그 마저도 가슴을 꽉 조여 오는 충격의 순간,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몸을 암에 내어주고 있는 사실에 마주한 순간, 세상은 뒤엉킨 듯하다.


침묵의 굴레를 차고 온다. 그 굴레에 갇힌 친구와 지인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무엇보다도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이 가득하다. 당장의 고통은 물론, 그로부터 풀어 나올 길을 찾기 위한 미로 속의 갈등은 소리 없는 무게로 내 몸을 짓누르는 듯하다.


그들에게 내가 어떤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야 할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그들의 눈빛은 나에게 말해준다. 그 눈빛 속에는 지친 몸을 지탱하려는 의지와 아픔을 참느라 지친 미소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리고 나는 그 미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한때 말할 수 없는 무력감으로 두려운 순간을 경험해 본 나로서는 아주 조금의 맘을 헤아려보기도 한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데,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위로하고 싶어도 가슴은 꼭 죄지어져 있는 듯 위로의 말도 나오지 않는다.


"약속해, 넌 계속해서 힘내야 해. 그까짓 거 아무것도 아냐"라는 말로 거들떠보고 싶지만, 내 목소리는 쓸쓸하게 사그라져만 간다. 내게 남은 일은 그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함께하는 것, 그리고 힘든 순간에 내 손을 내밀어주는 것뿐이다.


약속해도 할 수 없는 내 마음은, 어쩌면 그들에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 가슴과 마음으로 전해질지도 모른다. 이런 나의 섣불리 표현하지 못하는 소리 없는 마음일지라도 부서질 듯한 친구와 지인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한 작은 힘이 될 거랴 믿는다.


말하지 않고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는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예전 모습으로 우뚝 일어서길 바라고 있을지... 힘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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