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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혁이창 Jun 01. 2023

여기에서 다음으로

7년을 함께한 성수동 '이 건물'

이 건물을 처음 마주한건 2016년 이맘때쯤이었다. 미팩토리를 창업하고 1년이 막 지날쯤. 이미 세 번째 이사 준비였다. 성장이 빨라 직원들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었기 때문.


한동안 이사 가지 않을 정도로 큰 사옥이 필요했다. 함께 창업한 정모와 성수동에 와 이 300평 건물 앞에 섰었다. 당시 우리에겐 너무 큰가 싶기도 했고 3년간 방치된 폐건물 안은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참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둘러보다 눈이 마주친 정모와 나는 거의 동시에 말했다.


”여기로 하자“


7년이 지났다.

그동안 이 건물 안에서 펼쳤다 접었다 한 꿈들이 수백 가지는 되었을 거다. 그동안 이 건물에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이 수백 명은 되었을 거고. 창업한 회사는 4년 차에 매각되었지만 우리는 성수동에서 일하겠다고 해서 그대로 지냈다.


지난달, 매각한 회사 내부에서 만든 브랜드를 다시 프레인에 매각하고 이 건물과의 이해관계가 온전히 끝이 났다. 이제는 익숙함을 넘어 날 무디게 만드는 이 건물과는 헤어져야만 하는 시간이다.


“다음으로 가자”



7년전 이 건물 2016년 여름


이 건물에서의 마지막 날 2023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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