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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Nov 01. 2020

15. 스웨덴에서의 할로윈

내가 느끼는 지극히 주관적인 스웨덴에서의 할로윈 분위기는...

한국에 있을 때는 할로윈이건 뭐건 

나에게 10월 31일은 10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다.

가을의 끝자락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고,

뭔가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 

내가 Party People에 속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요즘 같은 시국에 할로윈이라고 파티를 하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한데

한국에서도 할로윈이라 모임이 많아 질 것에 우려하는 기사를 많이 보았다.

나는 원래 할로윈을 잘 챙기지 않았던 사람이라 이 외국 기념일에 별 감흥이 없는데 

이런 날 술마시고 분장하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가보다...


여기 스웨덴에서도 할로윈이 다가오니까 주변에 할로윈 장식이나 호박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지난 주였나? 마트 입구에 대형 호박이 등장했다.

호박의 무게를 들어보지 않고 눈대중으로 맞추면 경품을 주는 그런 이벤트라고 한다.

장보러 남편이랑 가다가 발견했는데 남편이랑 둘이서만 소소하게 추측을 해 보았다.

남편은 몇십킬로 단위로 추측을 하는데

나는 뭔가 의심스러워서 속이 빈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 몇 킬로 단위로 추측을 해 보았다.

내가 세상을 비뚤게 보는 건가;;;


스웨덴 마트에서 이렇게 호박을 많이 팔기 시작했다.

먹으라고 파는 건지, 조각을 하라고 파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생긴 호박 외에도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호박이 많이 나왔다.

호박이 지금 제철이라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호박 요리를 할 엄두가 안나서 선뜻 사보진 못했는데 아무래도 지금 먹어야 맛있겠지?

내 눈에는 할로윈이고 뭐고 먹는 걸로만 보인다...하하

또 다른 마트에 등장한 호박.

이렇게 큰 호박은 어떻게 재배하는 걸까?

정말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처음엔 가짜인 줄 알았는데 

나같이 궁금한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긁어 놓았더라고...(만져도 되나?)

속살을 보니 진짜 호박이 맞는 듯 하다.

도넛 코너에선 할로윈 장식이 된 도넛을 팔았다.

도넛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사보진 않았는데 무슨 맛이었을까? 호박맛?

그런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집어 가는 인기 있는 도넛이었다.

가격이 나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 야외 시장에선 이렇게 호박만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지금 스웨덴은 오후 4시만 되어도 날씨가 어둑어둑하다.

10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에 서머타임이 끝이 났는데 서머타임이 끝나고 나니까 

한국과의 시차가 1시간 더 차이가 나면서 해가 빨리 지는 것을 실감한다.

낮이 확실히 많이 짧아졌다.

스웨덴 북쪽 지방들은 눈도 엄청 많이 내렸던데

아직 스톡홀름 쪽은 눈이 오진 않았다. 

아무튼 오후 3시 경이었는데 어스름이 생겨서 이렇게 불을 밝히고 야외 시장이 생겼다.

이것도 날씨가 더 추워지면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겨울이 긴 북유럽을 실감하고 있다...


엊그제 남편과 동네 주변을 산책하는 데 

어느 집 대문 앞에 이렇게 귀여운 호박 조각이 올려져 있더라고.

안에 촛불을 켜 두어서 더 예뻐보였다. 

하트 모양으로 정성스럽게 조각을 내서 올려놓은 이 집에는 

분명 아이가 있는 집일 거라고 남편과 둘이서 추측해보았다.

동네 마트 전단에서도 할로윈이라고 장식을 나름 해서 왔더라.

모바일로 이렇게 마트 전단을 받아볼 수 있는데 

할로윈이라고 할로윈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할인하기도 하고 

그냥 해피 할로윈~하고 적어 놓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스톡홀름 센트럴이나 펍들이 밀집된 곳들을 가보지 못해

할로윈 분위기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할로윈 당일 스톡홀름은 계속 비가 왔다.

이번 주 내내 보슬보슬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해가 아주 잠깐 비추다가도 금방 구름이 뒤덥고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전형적인 늦가을? 초겨울?의 북유럽 날씨라고 한다.


우리 동네 주변에 학교는 10월의 마지막주(그 해 44주차)가을 방학에 들어갔다. 

일주일간 가을방학도 한다고 한다... 선생님이나 학생들은 좋겠다!

스웨덴에는 가을 방학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근데 유치원은 계속 운영을 하는 듯 보였다... 아이들을 맡겨 놓고 일하는 부모들이 있을 거니까.

학교가 운영될 때처럼 아이들이 많이 보이진 않는데

길에 종종 보이는 아이들은 할로윈 분장을 하거나 

호박 모양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사탕을 모이는 것처럼 보였는데

떼로 모여서 다니진 않고 부모님과 2~3명씩 같이 다니는 정도?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비가 내리는 영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는 할로윈이라고 막 파티 분위기가 나진 않는 것 같다.

그냥 평범한 일상... 장식만 좀 할로윈스럽게 생겨난 것 뿐인 것 같다.

북적북적 사람 모이는 걸 그렇게 싫어하진 않는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과 거리를 두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고작 장을 보러 가거나 사람들이 드문 곳으로 산책가는 것이 전부인 외출.

10월의 마지막 날이 지나니 벌써 11월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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