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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Oct 06. 2020

05. 카페에서 하는 첫 FIKA

스웨덴에서 만난 몇 가지 생소한 간식(?)들 소개

날씨가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여긴 정말 하늘이 예쁘다.

구름의 움직임이 참 빠르게 느껴지는 데 구름이 하나도 없을 땐 하늘이 정말 높게 느껴진다.

이러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촤악 깔리기도 하지만.

짧은 가을 날씨를 실컷 만끽해야 할 것 같다.

바람이 불면 꽤 쌀쌀하다. 두터운 점퍼를 입어야 할 날씨... 

재택근무하는 남편을 꼬드겨 동네 빵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Enskede지역은 스톡홀름 중심부에서 20-30분(지하철 기준) 떨어진 동네.

한국으로 치면 '구' 정도의 지역을 말하는 데 이 동네는 사람들이 그리 붐비지 않고

학교, 마트, 식당, 빵집 정도만 있는 것 같다.

원래 커피랑 디저트에 관심이 없던 남편은 집 - 회사 - 마트 정도만 다녀서

자기 동네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구글맵을 열심히 뒤진 결과 내가 알아낸 3곳의 빵집 및 카페가 우리 동네에 있다.

(이것 말고 더 있을진 모르나 내 기준에서 가고 싶은 곳은 이 3곳이다.)

1곳은 지난번 스웨덴에 방문했을 때 가봐서 익히 잘 알고

나머지 2곳은 이번에 와서 찾았다. 그중 1곳을 가 봤다.


걸어서 한 10-15분 정도. 날씨가 좋아서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요즘 같을 때에는 야외석에 자리만 넉넉하면 밖에서 앉아서 커피를 먹어도 좋을 것 같아.

집들이 많은 길 가운데 이런 가게가 위치하고 있는 게 참 신기했다. 여러 주택들이 밀집한 곳 모퉁이에 위치한 규모가 제법 큰 빵집 겸 카페. 주방이 통유리로 다 보이게끔 되어 있고 그 안에서 빵을 열심히 굽고 있더라고.

실내석도 있고 바깥에서 먹을 수 있는 좌석도 꽤 많다. 이 동네에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카페이지 않나 싶다.

쇼케이스를 앞에 두고 고민하다 결국 매번 고르던 선택지로 향했다. 뻔한 스웨덴의 시나몬번과 카다멈번(이건 지금 먹을 건 아니고 나중을 위한 것ㅎㅎ)

그리고 나는 아메리카노, 남편은 카푸치노. 실내석에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머물 생각을 안했다. 그래서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 여기는 대부분 먹고 가는 손님들이 많은지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하니 갑자기 직원이 테이크 아웃용 컵과 리드를 찾기 시작한다. 괜히 우리가 일거리를 주는 것 같네...

친환경 용기를 쓰는 카페였다.

빵은 포장(스웨덴 어딜 가도 저렇게 종이봉투 한 장에 달랑 빵을 넣어 주는 듯 하다. 과대 포장은 없지만 오래 보관하긴 힘들다. 빵에서 스며 나오는 기름과 시럽 같은 것들이 종이를 투명하게 만드니까...), 

커피도 들고 가서 마실 요량으로 테이크 아웃한건데 막상 밖으로 들고 나오니 야외석에 빈자리가 꽤 있어서 사람들과 떨어진 테이블에 아예 자리를 잡았다. 마음이 잘 변한다. 

그래, 커피는 식기 전에 먹어야지ㅎㅎ

컵사이즈가 너무 작다. 한국돈으로 3500원 정도 하는 셈인데 사이즈가 종이컵보다 좀 더 큰?

뚜껑 열면 꽉 채워져 있는 것도 아니라 종이컵 정도의 양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큰 사이즈 커피가 순간 그립다. 1500원짜리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ㅠㅠ

사실 스웨덴에서 아메리카노는 보편적이지 않다. 한국은 기본 커피하면 아메리카노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Kaffe. 그냥 커피를 주문하는데 그 말인 즉슨 Brewed coffee를 말하는 것이더라고. 미리 필터로 내려 놓은 커피를 따라서 주는 것. 아메리카노처럼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커피는 주문하면 있긴 하지만 보편적이진 않은 듯하다. 그래서 나도 메뉴에 굳이 아메리카노라고 적어 놓지 않은 카페에 가게 되면 그냥 Kaffe를 주문한다. 나는 브루드 커피도 나름 좋아하는 편이니까. 

카푸치노를 주문한 남편은 커피를 금방 다 마셨고 나는 아메리카노라 식는 속도가 좀 걸려서 반 정도 마시고 다시 뚜껑을 닫아 집으로 들고 왔다. 걸으면서 빵봉지와 커피를 들고 있으니 뭔가 뉴요커 같은 기분도 들고 좋은데?(뉴요커에 대한 환상이 있다. 코로나만 아니면 뉴욕에 가보고 싶었는데ㅠㅠ)

다음에 날씨 좋으면 야외석에서 여유롭게 커피와 빵을 즐겨보고 싶다. 

더 날씨가 추워져서 야외에 앉을 엄두가 안나기 전에 그런 기회를 잡아야겠지?


스웨덴에 있으면서 알게 된 몇가지 제품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꼭 요거트같이 생긴 이건 '쿼드'라는 유제품이다. 사실 나도 요거트인 줄 알고 여러 가지 맛별로 사왔는데 남편이 요거트가 자꾸만 아니래... 영어를 잘 하는 남편도 참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제품을 네이버 검색을 통해 확실히 알아냈다.



***Quarg[커드]

우유에 산을 넣든가 또는 레닛을 작용시켜 생기는 응고물을 말한다. 탈지유의 경우에는 커드의 주성분은 우유 단백질 카세인인데, 지방을 포함해서 응고시키므로 모든 우유인 경우의 커드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이다. 커드를 발효시킨 것이 치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커드 [curd, Bruch, Quarg] (화학대사전, 2001. 5. 20., 세화 편집부)


신기하다. 맛은 요거트와 조금 다른데 뭔가 더 꾸덕하고 크림치즈 같은? 그런데 난 그냥 요거트인 양 잘 퍼먹었다. 사실 저것만 먹으니 목이 좀 맥히긴 하다.

이건 오트밀크.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나는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끌리는 대로 샀다. 맛은 우리나라 두유 맛.

위키백과에 의하면

Oatly is a vegan food brand from Sweden that produces alternatives to dairy products from oats.

이 브랜드 밖에 스웨덴에서 못 본 것 같은데 회사 이름이었구나...남편은 별로라는데 나는 약간 할매 입맛이라 이런 구수한 우유도 맛있게 먹었다. 뭔가 건강할 것만 같은 느낌?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 음료는 Nyponsoppa.

니폰소파, 왠지 일본식 이름 같지 않나? 나만 그렇게 느끼나...

아무튼 nypon은 '로즈힙'이라는 뜻이고

soppa는 '스프'라는 뜻이라고 한다. 로즈힙 스프라... 이름만 봐선 먹고 싶지 않게 생겼는데 남편이 스웨덴 전통(?)음식이라고 추천해줘서 사봤다. 음... 

이건 나에겐 걸죽한 물엿맛 음료였다. 나는 한모금 먹고 나머진 남편한테 양보했다ㅎㅎㅎ


뉘폰소파(스웨덴어Nyponsoppa)는 로즈힙, 물, 설탕, 레몬 즙으로 만든 수프로 스웨덴의 대표적인 디저트 혹은 간식이다. 우유크림 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음료 또는 후식으로 제공된다.


모르면 네이버 검색이 최고다.

구글을 주로 사용하는 남편과 달리

나는 한국인이라 네이버가 제일 편하더라고.





아직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스웨덴 음식들이 아직 많겠지만 하나씩 섭렵해보려고 한다. 

다들 혹시 북유럽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맛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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