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0] 도전 : 1일 1글쓰기 - 프로젝트 '좋아해'
영화나 책을 고를 때 매번 우선순위로 두는 장르가 있다면 추리다. 스릴러 말고 공포도 아닌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하는 추리가 좋다. 일단 사건 해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등장인물 모두가 달려가는 흐름도 좋지만, 복잡하게 얽힌 등장인물들의 추악한 면면을 보는 재미도 있다. 사건은 대부분 치정, 돈, 질투, 비리처럼 대놓고 말하기 낯 뜨거운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가장 본능적인 욕구이자 가장 들켜선 안 될 비밀 같은 것들.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고, 어디까지 비열해질 수 있을까. 돈 앞에서는 또 얼마나 나약하고 이기적인가. 이것은 절대 판타지가 아니다. 나도 너도 갖고 있는 비밀은 언젠가 추리 영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장르에서 이 불편한 사건들은 반드시 정의를 찾는다. 그것이 내가 추리를 좋아하는 이유다. 공평한 게 불공평한 세상에서 권선징악은 보기 드물어진 지 오래고, 밥그릇을 지키려면 내 철학과 기준은 타협이란 이름으로 눈 감은 채 버려진다. 매일 뉴스에 쏟아지는 날 선 대화들과 기막힌 사건들을 보면서 인류애는 멸종 직전이다. 그러나 추리는 이 모든 괴로움을 끌고 정면으로 부딪혀 마침내 이겨낸다. 찌릿한 카타르시스가 추리에는 있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연속 흥행을 한 데는 아마 모두 이런 목마름이 있어서가 아닐까.
나는 추리 장르라면 카테고리 불문하고 보는 편인데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명탐정 코난>, <크라임씬>, <대탈출>, <비밀의 숲>, <모범 형사>, <CSI>, <NCSI>, <시카고PD>, <멘탈리스트>, <셜록>, <엘리멘트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나이브스 아웃>, <와이 우먼 킬> 등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