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이 Oct 18. 2022

아이스크림이 좋아

[23/100] 도전 : 1일 1글쓰기 - 프로젝트 '좋아해'

사계절 아무 때나 먹어도 좋은 것이 있다면 바로 아이스크림이다. 나는 군것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과자나 초콜릿, 사탕을 먹는 경우는 연중행사라 할 만큼. 반면 아이스크림은 너무 좋아해 1인 가구지만 한 번 살 때 5개 이상은 사는 편이다. 냉장고에 쟁여두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스크류바, 보석바, 죠스바, 비비빅 같은 것들이다. 나는 조금 촌스러운 사람이라 비싼 디저트 가게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보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파는 이런 것들이 좋다.


특히 애정 하는 건 스크류바. 상큼한 딸기맛과 부드럽고 달달한 사과맛의 조화가 수십 년째 질리지 않아 빠짐없이 구매하는 것 중에 하나다. 보석바는 무더위로 녹초가 되었을 때 먹으면 좋다. 특출 난 맛은 없지만 깔끔하게 잘리는 아삭아삭한 식감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체온이 쑥 내려간다(다른 아이스크림보다 체온 내리는데 제일이다. 더위 사냥은 보석바로!). 요즘에는 초코맛에 빠져 초코퍼지, 엔초, 퍼먹는 구구콘을 자주 사 먹는다. 아득아득 씹는 재미를 멈출 수 없다.


내가 커피를 아메리카노만 먹는 이유는 뒷맛이 깔끔해서! 그런 이유로 우유 함량이 높은 콘 형태의 아이스크림보다는 일명 '하드'라고 부르는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데,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가면 200원에서 500원까지 가격도 저렴하니 주머니 사정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없다.


최근에 인상 깊게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팜 자두바'. 하현 작가의 책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아이스크림>은 평소 작가가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마다의 에피소드를 엮은 것으로,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게 된다. 그중 한 번도 못 먹어본 '아이스팜 자두바'에 대한 극찬이 나오는데 "제발 딱 한 번만 먹어보세요!" 하며 글 맺음을 하길래 기억해 두었다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을 때 하나 집어왔다. 원래는 편의점과 슈퍼 10군데를 돌아야 하나 볼까 말까 하는 희귀품이라는데 이 책이 나온 뒤 해태에서 작가에게 한 박스를 선물해줬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 아파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도 자두바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생김은 스크류바 빨강의 5배 정도 되는 검붉은 색인 것 외에 특별할 것 없는 직사각형이다. 색깔이 강렬한 데다 작가가 '해태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칭송하기까지 해 너무 기대가 됐다. 집에 오자마자 자두바의 비닐부터 벗겨 한 입 베어 물었다. 순간, 으앗! 너무 셔!! 침샘이 자극되며 양쪽 아래턱이 찌릿! 했다. 허리가 바짝 세워질 만큼 정신이 번쩍 들어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자두바를 먹고 나니 시리즈로 나온 모히또바, 천혜향바, 백도바도 궁금해졌다. 다음에 자두바를 포함해서 시리즈로 다 사 와봐야지.


새로운 도전은 어렵지 않다. 그저 해보는 거지.


이전 13화 로맨스보다 추리가 좋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