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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ug 04. 2023

말실수하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윤언여한 (예기)

   하지 않아야 했을 말을 해버렸다. 꼭 해야 했던 말인데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어느 쪽이든 다 말실수가 아닐까? 말실수하지 않는 비결이 있을까?


   윤언여한(綸言如汗)

   지도자가 한 말은 몸 밖에 나오는 땀과 같다. - 예기


   말은 한번 내뱉으면 되돌리기 힘들다. 따라서 조직의 수장이라면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더욱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도자가 한 말은 몸 밖으로 한번 나오면 되돌릴 수 없는 노폐물과 같다고 한 게 아니겠는가?


   땀 말고 또 다른 노폐물인 오줌은 콩팥에서 아주 신중한 과정을 거쳐 배출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여기에는 (1) 여과, (2) 재흡수, (3) 분비의 과정이 관련된다. 여과 과정에서 소변으로 내뱉지 말아야 할 물질은 걸러 내지고 밖으로 내뱉어야 할 물질은 통과된다. 그 후에 처음에 밖으로 내뱉기로 한 것 중에서 다시금 내뱉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재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여태껏 내뱉지 않기로 한 것들 중에서 꼭 내뱉어야 하는 물질들은 다시금 분비 과정을 거치며 내뱉어지는 내용물에 재포함된다.


   우리의 말도 입 밖으로 배출되기 전에 마치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말은 밖으로 꺼내지기 전에 (1) 여과, (2) 재흡수, (3) 분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과 과정에서 밖으로 내뱉지 않아야 할 말은 거르고 밖으로 내뱉어야 할 말은 통과시켜야 한다. 재흡수 과정에서 밖으로 내뱉기로 한 말 중에서 다시 심사숙고해 보았을 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입 안으로 되돌려야 한다. 분비 과정에서 밖으로 내뱉지 않기로 한 말 중에서 다시 심사숙고해 보았을 때 해야 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입 밖으로 꺼내야 한다.


   말은 몸 밖에 나오는 노폐물과 같아야 한다. 콩팥은 노폐물 배출 과정을 엄중히 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긴다는 걸 안다. 우리의 입술도 내뱉어야 할 말과 내뱉지 말아야 할 말을 신중히 여과해야 하지 않을까? 해야 할 말이 무엇이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무엇인지를 세 번 고민해 보자. 삼사일언(三思一言) 즉 '세 번 생각하고서 한마디 말을 해야 한다'는 조언에 '윤언여한'의 통찰이 담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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