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의 열정, 달빛의 온화

   고개를 들어 보니, 낮 하늘의 해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햇빛은 열렬히 퍼져 나가고 있다. 그 눈부신 빛의 에너지를 바라보려 해도 도무지 바라볼 수 없다. 눈이 부셔서 참을 수 없다. 안경테 윗부분에 손바닥을 대고서 해를 바라보면, 그제야 그 형상을 어렴풋이나마 확인할 수 있구나. 태양의 열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타인이 보기에 햇빛과 같은 사람이지는 않을까? 무언가를 열중해서 할 때 햇빛처럼 지나치게 에너지가 넘쳐나서, 도무지 가까이 바라보기 힘든 사람이지는 않을까? 낮의 해와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뿜어내는 열렬한 에너지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게 되지 않기를. 햇빛처럼 지나치게 열정적이어서 부담을 주는 사람이 되지 말자.

   밤하늘에는 달이 은은하게 빛난다. 달빛은 은근히 퍼져나가 온 세상을 비추고 있다. 그 은은한 빛의 에너지는 강렬하지는 않아도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듯하다. 저 달을 보고 있을수록, 더 또렷하게 달의 형상을 바라보고 싶어 진다. 달은 밤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하여 부드럽고 적당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달의 온화가 편하게 느껴진다.

   나는 타인이 보기에 달빛과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 무언가를 열중해서 할 때 달빛처럼 적절한 에너지를 내뿜어서, 계속 바라보고 싶고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어지는 사람일 수 있을까? 밤의 달과 같은 사람이 되겠다. 뿜어내는 세련된 에너지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부드럽게 여기게 되기를. 달빛처럼 온화해서 부담 없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