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통화 중 얼떨결에 나온 것 같다고 느낀 건
"오지 않을래요?"라는 말에 머쓱함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뒤에 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었기에 그 말이 진심일까 허언일까 헷갈리기만 했다. 침묵을 틈타 선영은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이혼하고 우울하게 지내던 때였다.
"얘! 사람으로 인한 슬픔은 사람으로 치료하는 거야!"
그랬다. 사람으로 인한 슬픔을 치유하고자 사람들과 계절에 맞는 산을 오르고 여행을 하며 바삐 사부작거렸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슬픔을 치유해 주지 못했다. 오히려 정신만 어지럽혔다. 그리하여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이라며 가슴을 봉쇄하고 살았다. 사랑 대용으로. “시원하여라 시원하여라." 외치며 가슴에 바람을 집어넣고 사랑으로 인한 구지레함을 벗어내려 바둥거렸다. 그런데도 가슴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구렁이 같은 고독이 걸핏하면 꿈틀댔다. 어디를 가나 자동차 옆자리에는 늘 고독, 그놈이 눈을 부라리며 앉아 선영을 따라다녔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싶어 오페라를, 클래식 연주회를, 미술 전시회를 찾아 딜레탕트의 유희에 빠져 보기도 했지만 그마저 곧 흥미를 잃고 말았다.
영민의 전화를 끊은 선영은 카페 문에 개인사정을 걸어놓고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 동서울 터미널로 향한다. 계절은 겨울의 중심을 지나고 있다.
거리에 남녀 할 것 없이 수많은 연말의 모임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밤부터 내린 눈은 그런 사람들의 시간을 잡아먹는다. 잡살뱅이가 하얀 눈에 지워져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으나 실존본색은 아수라장이다.
선영의 눈에만 눈이 예쁘다. 꽃진자리 눈꽃이 만개했고 너저분한 모든 것을 지워버린 청신함이 좋았다. 뉴스 속 아나운서의 호들갑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겨울이라고, 눈이 많이 내렸다고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계절은 선영의 곁을 표량 할 뿐이고, 선영은 그런 계절을 따라 배수첩을 찾는 짜릿함을 만끽할 뿐이다.
묘한 감정에 귀신에라도 홀린 듯 버스에 오르며 선영은 픽 웃었다.
"미쳤나 봐, 내가. 웬일이니..."
자신도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삶의 방향으로 봤을 때 강릉 방향은 배척해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내들 지긋지긋해."
삼 년 전 만해도 이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손절했던 사내들을 필요한 존재로 재평가해 보는 선영이다.
선영이 강릉 커피 거리에 당도했을 때는 네온 불빛들이 겨울 바다의 고요를 깨뜨리고 있었다. 강릉으로 오는 시간이 평소보다 갑절이나 더 걸린 건 TV 속 어수선함이 오는 내내 재현됐기 때문이다. 무심한 계절을 사는 선영이 처음으로 계절의 존재에 불만을 드러냈다. 커피 거리는 군상들의 왁자지껄로 덮여 있었다. 선영은 커피숍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앞에서 다가오는 남자를 보고 멈칫했다.
“그 사람일까? ” 기연가 미연가 했지만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란 걸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혹시 선영 씨?.."
"어머! 영민씨세요? 안녕하세요!"
영민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자 선영도 과도한 반가움으로 오두방정을 떨었다. 선영은 마주 앉은 영민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을 씀벅인다. 영민도 범상치 않은 눈으로 선영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사람은 각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윽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 내뱉는다.
"생연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동시에 두 사람의 입에서 같은 단어가 튀어나왔다. 선영이 방정맞게 호들갑을 떨었다.
맞죠? 사월에 생연도 커피. 어머어머....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영민이었지만 이 와중에도 훼둥그레진 선영의 눈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한다.
"생연도 그때 작가분 맞죠?"
제차 묻는 선영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세상 참 좁군요! 선영 씨가 그때 그분이라니.. 어떻게 이런 일이.."
목소리 톤이 높아만 가는 선영과 달리 영민은 또 경험하는 생연도의 우연에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속마음은 연신 "이게 뭐지?" 하는 의문 부호만 꼬리를 물었다.
"그때 통성명하지 않은 게 잘한 것 같지 않아요? 그랬다면 오늘 이렇게 기적 같은 만남도 없었을 테니까요! 오늘 두 번이나 귀신에 홀린 느낌을 받네요."
"네? 두 번이나... 놀랄 일이 또 있었나 보죠?...
"비밀입니다. 말할 날이 온다면 그때 알려드릴게요. 귀신에 홀린 이야기.."
선영이 짓궂게 웃으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속마음은 그 말할 날이란 게 꼭 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터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초면이 아닌 첫 만남에 오래된 연인처럼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옆 테이블의 손님이 몇 번이나 바뀔 때까지 오붓함에 빠졌던 선영이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을 느꼈을 때는 밤이 꽤 깊어 있었다. 영민이 시간을 확인하고 선영을 이끌고 거리로 나선다. 해변을 걷는 이들의 어깨에 금세 무거워 보일 만큼 눈이 쌓였다.
"몇 달 동안 소통을 했는데 생연도 얘기가 한 번도 없었을까요? 생연도에 대해 조금만 깊게 얘기를 나눴더라면, 진즉에 그때의 우리들이 드러났을 텐데요! 오늘 같은 날을 맞으라는 운명이 주는 선물일까요? 우리 이거 우연이죠?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하는 건가.."
첫 만남을 운명으로까지 결부시키는 게 어색했던지 선영은 어깨를 치켜올린다.
"섬에 대해 할 얘기가 없었던 거겠죠."
"저는 할 얘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생연도 말만 나오면 영민 씨가 말을 끊고 화제를 바꾼다는 느낌이 들어 그 섬에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겠거니 하고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답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영민씨가 무척 쓸쓸해 보였던 게 생각나네요! 제가 그때 그랬던 거 생각나세요? 슬퍼 보인다고 했던 말, 빈 낚싯대만 던져 놓지 말고 고기도 낚으며 즐겨보라고 했었는데..."
그랬다. 영민의 낚시 바늘에는 미끼가 없었다. 그렇다면 영민은 미끼도 꿰지 않은 빈 낚싯대로 무엇을 낚으려 했을까? 강태공처럼 정말 세월이라도 낚으려 했던 것이었을까?
"여보! 너무 많이 낚지 마세요, 얘들아! 그만 낚아. 그것들도 생명인데 불쌍하잖니?"
미끼도 없는 낚싯대를 던져 놓고 영민은 아내의 잔소리를, 딸들의 자지러지는 행복을 실컷 낚았다. 그때 선영이 꺼내본 망태기에 허무만 가득했던 이유였다.
"언젠가 제가 3년 전에 상처했다는 얘기는 했죠? 실은 그 섬이 아내 고향입니다. 3년 전 태풍에 섬이 초토화되는 날 먼저 세상을 떠났죠. 그 섬에서 일 년간 살기도 했고, 태풍이 오기 한 달 전쯤에는 온 가족이 여행을 다녀온 곳이기도 하고요. 해서 타인과 그 섬을 입에 올리는 게 꺼려지더군요."
"알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인지.. 그런데 저도 태풍 오기 전에 그 섬에 상괭이 보러 갔었어요. 처음 본 그 녀석들 모습이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얘기를 듣고 있던 영민은 뭔가 생각난 듯 선영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본다. 태풍 전에 가셨었다 그랬습니까? 혹시 그때 식당에서 주인에게 상괭이 있는 곳 알려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머! 어떻게 그걸 영민 씨가? 맞아요! 옆에서 식사하고 나가던 가족의 여성분이 알려줬어요. 어머어머! 그럼 그때 그 가족이 영민 씨?..."
두 사람은 또 한 번 크게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있는 선영의 얼굴에 놀라는 기색이 가득했다.
"도대체 이건. 이건.... 이 여자는 누굴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영민이 휴대폰에서 사진을 띄워 선영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이 사진 기억나세요?"
"그래요, 이 사진 제가 찍어줬어요. 가족들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저도 모르게 사진관 사진처럼 사람만 크게 찍었던 거 생각나요! 영민 씨 가족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가만 정리를 좀 해봅시다. 그러니까 생연도에 태풍이 오기 전 만난 적이 있고 3년 후 우연히 그 섬에서 다시 만나 몇 시간씩이나 대화를 했으며 제가 문학회에 가입한 곳에 선영 씨가 있어 육 개월이나 소통을 하며 지내다가 지금 만났더니 모두 한 사람, 선영 씨와 나였다 이건대 거참..."
"저도 지금 황당하고 얼떨떨하기만 하네요!..."
살다 보니 희한한 일을 다 겪습니다. 선영 씨가 말했듯이 이런 걸 두고 운명 같은 만남이라 그러는 걸까요? 우연을 가장한 운명,
"어머 그럼 우리가 서로의 운명에 들어있다는 말인가요?"
"선영씨가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했는데, 제가 지금 그런 느낌입니다. 아무튼 범상치 않은 일인 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초면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 그런가 오래 알아온 옆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당혹스럽네요."
사실 그랬다. 영민이 "강릉으로 오실래요?"라며 던진 말은 농담일 수도 있었는데 부리나케 달려가는 자신이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잔잔한 물결 위에 불어온 바람의 간지럼 같은 것이기도 했고, 영민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이끌림에 거부하지 못했다.
기상청에서 유례없이 포근한 겨울이라고 떠들었지만 겨울은 겨울이었다. 거듭되는 놀라움과 유례없는 연말의 영상기온에 추위도 느끼지 못하고 해변을 걷다 보니 바람이 냉정하게 느껴진다. 새해를 이틀 남겨둔 세밑,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다사다난할 것 같은 한 해가 오고 있었다. 몸을 부르르 떨며 선영이 추위를 참지 못한다.
"영민 씨! 추운데 어디 들어가요! 어차피 집에는 못 갈 테니 술이나 마셔요!"
"그럴까요? 그런데 술집은 시끄러울 테고, 술을 사서 호텔로 갈까요?"
"남자와 호텔에서 술을 마신다... 좋아요! 그것도 괜찮겠네요. 나를 짜릿함도 있을 것 같고, 그런데 음흉한 생각은 없는 거죠?"
불쑥 말을 뱉고 나자 민망함이 느껴지는 선영이다.
"이 나이에..."
그리고 서둘러 수습한다.
"농담인데 불쾌하지 않으셨죠?"
검은 봉지를 들고 가는 사내를 엉거주춤 뒤따르는 선영은 주위를 힐끔거리며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부부나 연인이 아니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릴 듯해서이다. 선영은 타인의 눈에 보이는 부정한 합방에 부담을 느꼈다. 또한 전화로 몇 개월 동안 소통을 하며 지낸 사이라고는 하나, 어쨌든 목적이야 다르지만 호텔에서 밤을 새운다는 게 못내 꺼림칙했다.
프런트를 등지고 밤바다에 시선을 두고 있던 선영의 귀에 "룸 두 개 예약했다"는 말이 들렸다. 순간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남자에 대한 편견이 언제나 가슴을 벗어날지 자신에게 안타까움이 일었다.
"선영 씨! 적당히 한 잔 하고 피곤하면 각자 방에 가서 자는 겁니다. 이렇게 될 줄 알고 룸 두 개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네! 그런데 할 얘기가 많아 잠이 올지 모르겠네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룸 바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소곤거림이 내리는 함박눈처럼 쌓여간다. 휘적휘적 함박눈 내리는 모양이 고졸하다.
떨어지는 눈을 받아들이는 바다는 몹시 쓸쓸해 보인다. 바다를 바라보는 영민의 목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선영의 귀에까지 들어온다.
그의 날숨 속에 술내가 담겨 나왔다. 술보다 디퓨저가 품어내는 로즈메리 향에 더 취한 선영이 무어라 중얼거렸다.
"갑작스럽게 타오르면 안 되는 것이야. 타려거든 희나리가 타듯 서서히.."
이 말을 못 들었을 리 없는 영민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할 뿐이다. 말투도 어눌해지고 히죽히죽거리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고 느끼는 영민이다. 귀엽다는 게 나이에 걸맞은 말일까 생각해 보지만, 하여간 그렇게만 느껴야 했을 것이다.
"아! 제가 취했나 봐요."
그래요, 이제 그만 마시고 쉽니다. 난 건너갈 테니 편히 자요!"
그 사이 함박눈은 그쳐 있었다. 세상은 온통 하얗게 변해 밤이 낮 같았다. 하늘에서 내리는 지우개가 세상 모든 너절한 것들을 지워버렸다.
새로운 하루가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영민은 선영의 방문 고리에 안부를 전한다. 혼자가 된 선영은 창 밖을 응시하며 감정의 울렁임 앞에 쩔쩔맨다.
"분명 내 오랜 기억 안에 있는 사람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아. 틀림없이 내 안에 존재했던 사람 같은데, 아! 나도 이제 늙었나 봐.."
밤의 경계를 빠져나온 희붐한 빛이 수평선에 걸려 있는, 낮도 아닌 그렇다고 밤도 아닌 그때. 선영은 영민의 방을 노크했다.
“곤히 주무시는데 깨운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들어와요."
"일출을 보려고 전 잠을 안 잤어요! 혼자 보려니 아까워 영민씨를 깨웠어요. 괜찮죠?"
영민이 비몽사몽 속에 몸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을 때는 붉은 태양이 꼭지를 내밀고 있었다. 선영의 애교 띤 미소에 남아있던 잠이 확 달아난 영민이다. 선영이 건넨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지만 눈은 선영에게 가있다. 붉은 태양이 수평선을 벗어나 방안까지 침범해 선영의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참 아름답다."
선영이 일출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포니테일 헤어스타일과 보트넥라인 밖으로 드러난 가슴골을 좇는 영민의 시선이 새벽 가슴을 꿈틀거리게 한다. 안에서 뜨거움이 훅 올라왔다. 선영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영민을 바라본다.
"너무 아름다워요! 온통 붉어진 게 내가 타 버릴 것 같아요! 정열적인...."
영민은 선영을 와락 껴안고 조근거리는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돌연한 키스는 강렬했고, 처음 느껴보는 것 같지 않은 익숙함에 선영은 황홀해했다. 몽롱함이 혀끝을 타고 내려와 온몸을 나른하게 한다. 혈관의 피가 강물처럼 빠르게 흐르는 듯했고, 정신은 아득했다. 마치 구름 위에 얹혀 유영을 하는 듯 아찔함에 숨이 막혔다. 레너드 코헨의 "앤섬(Anthem)"이 휴대폰을 빠져나와 선영을 응원한다.
"모든 것은 갈라진 틈이 있다. 그 틈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선영도 그런 것일까? 어두웠던 삶에 비로소 틈이 생겨 행복한 빛이 들어오려는 것일까? 이제야 인생이 어둠에서 빛 쪽으로 기울어 가려는 걸까?
수평선을 한 발쯤 벗어난 태양이 선영의 얼굴에 떨어져 눈이 부시게 한다. 햇살이 싸라기 같은 먼지 알갱이들의 배회를 보여준다.
"아! 영민 씨, 잠깐만."
선영은 영민의 거친 호흡을 뿌리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옷매무새를 고쳐 앉으며 미안한 듯 또는 아쉬운 듯 미소 지으며 영민을 바라본다.
"배고파요! 아침 먹으러 가요, 우리.."
돌아가는 버스 등받이를 젖히고 영민은 잠에 빠졌다. 선영은 영민의 손을 끌어당겨 무릎 위에 얹고 꼭 잡는다. 가방에서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다. 지고이네르바이즌이 귀를 거쳐 심장에 도달한다. 선명도 의자 깊숙이 가라앉아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아! 이 남자, 이게 뭘까.."
어떤 운명을 전조인가? 운명엔 반도시 전조가 있다고 했는데... 필연의 가면을 쓰고 나타난 우연인가? 우연의 하나라고 여기기엔... "
5. 미늘의 유혹
“ 다녀왔습니다...”
소희를 맞은 건 처마에 매달린 삼십 촉 백열등이었다. 어둑어둑 해질 무렵, 귀가를 알리는 소희의 목소리는 공허하기만 하다. 소희의 귀가는 늘 이랬다.
---다음 회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