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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아 Oct 31. 2020

덕질이 별건가?

내가 나를 덕질하자고 생각했을 때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연예인을 덕질하면서 내가 느꼈던 행복을, 나를 덕질한다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어쩐지 거창하게 느껴졌다. 평범하지 않은 특이하고 대단한 선물이나 경험을 만들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덕질에 대해 글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덕질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

그냥 내가 '나'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연예인을 덕질을 할 때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관심이 갔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고,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면서 살기를 기도했다. 좋아하는 선물과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덕질이 그렇게 거창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았다.


덕질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덕질이 얼마나 삶의 활력을 주는지를.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것이 덕질이다. 그런 덕질을 나에게 해주면 어떨까? 내가 남들에게 주던 관심을 나에게 주고, 내가 갖고 싶은 선물을 직접 선물해 주는 것,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빌어주는 것이다. 나에게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사랑과 응원과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남들에게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는 가혹할 때가 많다. 작은 실수를 하더라도 바보라고 다그치기도 하고, 좀 더 열심히 노력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한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부족한 점만 찾아내서 어서 바꾸라고 혼내기도 한다. 덕질을 할 때처럼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 없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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