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이야기가 궁금해? 드루와요!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온다.
학교라는 공간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도 같다. 매일매일 다양한 감정과 에너지가 교차하는 곳, 바로 우리의 교실이다. 학생들은 마치 작은 우주를 이루며 서로 다른 빛깔과 에너지를 발산했고, 그 안에서 나는 한 명의 관찰자이자 동반자로 존재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하루는 마치 연극 같다. 각자의 역할과 감정을 가지고 무대 위에 올라선 학생들, 아이들의 표정 하나하나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작은 몸짓으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결코 단순한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가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때로는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다. 그들의 작은 고민부터 큰 꿈까지, 나는 그 모든 순간을 함께 나누며 배운다. 교실은 단순한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성장이 교차하는 특별한 장소이다.
매 순간 학생들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물한다. 그들의 순수함과 창의성, 때로는 날카로운 통찰력은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준다. 나이와 경험의 차이를 뛰어넘어, 그들은 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은 나를 성장시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준다.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단순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교실에서, 나는 매일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좌절하지만, 결국 이 모든 과정이 우리를 함께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단순한 지식 전달의 장소가 아니다. 감정의 교류, 꿈의 싹틈, 인간적 성장이 일어나는 살아있는 생태계다. 나는 그 생태계의 한 부분으로서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갔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오전 수업을 마치기 전부터 학생들은 바로 이 시간만을 기다린다.
그건 바로 점심시간.
하루 중 학생들의 얼굴에 가장 활기가 넘치는 시간이다.
온통 맛있는 냄새가 복도에 가득하고 아이들은 배고프다며 아우성이다.
냄새만으로도 오늘의 메뉴가 무엇인지 감별하는 수준은 가히 놀랍다.
예전에는 몰래 반찬 뚜껑을 열어보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주 우아하게 게시판에 부착된 한 달의 식단표를 살펴보며 '음,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돈까스군.' 하며 그날의 메뉴를 음미한다.
하루 종일 교과서와 연필, 자, 지우개, 사인펜, 풀 등과 씨름하고 나면 그들도 이젠 좀 쉴 수 있겠다며 한시름 놓는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다용도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책상은 예외이다.
오전 내내 학생들의 팔꿈치 공격을 받는 것도 모자라 학용품의 사투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지저분한 얼굴.
이 지저분한 얼굴을 학생들은 있는 힘을 다해 깨끗하게 닦고, 오전의 노고를 잠시나마 격려한다.
이제는 새로운 역할이 부여된다. 학습용도였던 책상은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한다. 그것은 바로 개인용 식탁으로의 변신이다. 이 역할부여는 아이들의 입에서 좀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아이들은 조금 전까지 '책상'이라 부르던 이것을 과감하게 '식탁'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점심시간이 되면 책상은 마법처럼 변형되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모습도 한순간에 달라진다. 평범한 책상은 이제 음식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된다.
학생들의 책상은 단순한 학습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책상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개인적인 영역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고 가는 소통과 웃음꽃의 마당이 된다.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서서 학생들의 창의성, 개성, 우정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법의 무대이다.
비록 식당이나 카페로의 이동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오늘 점심은 학생이 선정한 '오늘의 식탁' 메뉴. 가끔 학생들에게 공모를 받아 급식실에서 식단을 구성하는데 오늘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돈까스가 나오는 날.
돈까스와 경양식 소스. 하얀 옥수수 수프. 그리고 깍두기. 디저트로 요구르트까지 가장 좋아하는 조합 중의 하나인 오늘의 급식은 잔반 제로인 싹쓸이 각.
학교에서는 잔반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학기말에 한 번 정도 주간을 정해 잔반이 적은 학급은 선물 또는 맛있는 간식을 주기도 하지만 우리 학급에서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매일 싹쓸이를 하면 모둠 보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날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이 싹쓸이를 하고, 자랑스럽게 식판을 국통에 '탁탁' 털 필요도 없이 급식차의 식판칸으로 부드럽게 정리된다. 또 하나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의 급식이 나오는 날이면 맛집에 줄을 서는 것처럼 다 먹지도 않은 채로 줄을 서서 혹시 모를 여분의 반찬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오전 내내 치열한 사투를 벌이다가 식탁으로 변신을 했던 책상은 주걱뺨을 맞은 흥부의 얼굴처럼 다시 더러워진다. 회초리를 맞은 듯 젓가락의 모습을 닮은 여러 갈래의 흉터와 책상 여기저기에 떨어진 잔해들. 결국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 5교시 수업을 위해 닦여지고 다시 신데렐라처럼 책상으로 변신을 한다.
오늘 하루도 바쁘게 북극과 적도의 동시체험과 온갖 오지체험을 마치고 나면 이내 책상의 하루는 끝이 난다.
감사의 말: “책상아! 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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