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에서 온 여자, 화상에서 온 남자
내일 아침도 모닝 인사를 해주겠다는 어제의 그 다짐.
오늘 아침에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1시간 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모두 마친 채
주특기인 걷기 운동을 하며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를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식사 준비를 하며 걸었고,
나는 그런 상황이 익숙한 듯 무안하지도 않은 오른손을 거둬들였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식탁 의자에 앉으니 너무나 자연스러운 듯
그녀는 식사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녀에게 오늘 아침도 결국
여유 한 점을 주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며 조심스레 앉아 식사를 했다.
그녀가 식사를 먼저 마치고 일어난 빈자리를 바라보며 왜 일찍 일어나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내에게 주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그녀만
바쁘게 아침을 준비하게 했는지 미안함이 가득했다.
설거지를 도와준다는 말에도 묵묵부답인 그녀를 위해 칫솔에 치약을 묻혀서
올려두었는데 양치질을 했는데 왜 치약을 묻혔냐는 퉁명스러운 말에 나도 모르게
“그럼 이를 닦았다고 진작 말했어야지?”
하며 잔소리를 하고 말았다.
아차! 하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싸늘한 냉기만이 가득했다.
‘도대체 왜 그런 거야? 이 바보야.’
왜 매번 나만 아침에 바빠야 하냐며 속상한 마음을 말하면
당신도 일찍 일어나지 말고, 좀 더 자라고 말하는 그.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당신은 아침에 걷기 운동하려고 일찍 일어나는 것 아니냐.
그러니 운동 조금 줄이고 더 늦게 일어나라.’라고 말한다.
그러면 내일 아침부터는 각자 준비해서 먹자고 하면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할 때 함께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아침 결국은 어제와 똑같이 나 혼자 일어나 나 혼자
부엌에서 가족의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부스스 일어나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못 본척했다. 보기 전에는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데 막상 나를 향해 손을
흔들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빴다.
이미 잠은 깨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다 듣고, 알고 있었다는 그. 나 때문에 자기도
일찍 깼다고 한다.
으이구! 이 화상! 그러면 일어나서 아침 준비를 같이 하던가......
출근 준비를 마치고 늦게 자리에 앉은 그가 딸에게 장난을 치며
자연스럽게 식사를 한다.
딸은 먹깨비, 남편은 타임 브레이커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마음속 말이 자주 밖으로 나온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조용히 식사를 했다.
딸과 내가 자리를 뜨자, 물끄러미 빈자리를 바라보며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나는 설거지를 하면 화장실 볼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는 타입이라서 그가 설거지를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화장실을 가고 싶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었는데 그가 칫솔에 치약을 묻혀왔다. 급한 마음에 이를 닦았다고 퉁명스럽게 말을 했더니
“그럼 이를 닦았다고 진작 말했어야지?”
하며 잔소리를 들었다.
아침부터 또 시작된 잔소리에 기분이 나빠졌다.
“듣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