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직장 가는 차 안에서

진상에서 온 여자, 화상에서 온 남자

by 오 캡틴 마이 캡틴

진상에서 온 진상 같은 여자, 화상에서 온 화상 같은 남자의 리얼한 픽션‧논픽션 세상살이 이야기!

하나의 이야기, 두 개의 관점!


그 남자


평상시에 출근을 하며 자주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 ‘내가 듣기 싫은 잔소리’라는 오늘의 주제로 간단한 사연을 보내달라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그냥 재미있게 듣기만 하던 방송이었는데 주제가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밀접하다며 오늘 따라 그녀는 사연을 신청해보겠다고 한다.

평상시에 나는 가족들에게 잔소리가 심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터라

그거 재미있겠다고 신청해보라고 하였다.


“그는 본인도 TV를 같이 보면서 나보고 TV를 보지 말라고 해요.

그러면 아이도 나와서 TV를 보게 되고, TV를 많이 보면 시간을 많이 낭비하게 되어

인생이 아깝게 흘러가버린다면서요.”


“내가 언제 TV를 아예 시청하지 말라고 했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돼?”

“그리고 TV 시청을 오래하는 건 사실이잖아? 우리보다 TV가 더 중요해?”


결국 나는 넘지 말아야 하는 잔소리의 선을 넘어버렸다.

재미있겠다고 한 번 신청해보자고 즐겁게 했던 이야기가 결국은 출근길을

힘들게 만들어 버렸다.


오늘부터는 퇴근하고 TV를 안 본다고 해야 할지 TV를 보는 것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그 여자


오늘따라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햇살도 따사로웠다.

마침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 잔소리를 주제로 사연을 받는다고 하였다.


몇 번 신청해볼까 망설이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오늘은 왠지 촉이 와서 신청을 해보겠다고 말하려고 그를 바라봤는데

그도 나의 눈치를 힐끔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상시에 잔소리가 많은 편이라 나를 무척 힘들게 했는데 어떤 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TV에 관해서

자주 잔소리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TV를 주제로 사연을 썼다.


“본인이 TV를 함께 볼 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마치 우리만 TV를 보는 것처럼 말할 때는 기분이 나빠요. 아이는 잠깐 보다가 책을 읽거나 자신의 일을 하러 가고, 저는 집안일을 다 하고 잠시 앉아서 쉬려고 하면 TV를 보지 말라고 난리가 나죠. TV를 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 TV에만 빠지면 좋지 않다고 말은 하지만 그는 본인이 TV를 볼 때면 아주 들어갈 것처럼 시청하면서 나보고 TV를 보지 말라고 해요.”


그는 내가 쓴 메시지에 대해 다짜고짜 화를 내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뭐가 되겠냐고 했다. 그러다가 자기도 TV를 시청하는 것은 망각한 채 우리 가족보다 TV시청이 더 중요하냐고 말을 하였다.

그 말에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벌컥 화를 내어 버렸다.


“나는 집에서 TV를 보며 좀 쉬면 안 돼? 매일 아침마다 아침 차리고, 같이 일하고 저녁에는 저녁식사 준비하고 쉴 수 있는 틈이 없어. 꼭 그렇게 잔소리를 해야 해?”


아마도 이렇게 되려고 했던 걸까? 결국 사연은 보내지도 못한 채 서로에게 상처만 준채 이후 아무런 말없이 서로 창밖만을 바라보며 출근을 했다.

나도 쉬고 싶을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쉬고 싶은데 왜 그는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걸까?

혹시 나도 그렇지는 않을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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