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야 고양이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어서
아침에, 포르코가 쳐놓은 사고를 발견했다. 안방의 핸드폰 충전 케이블 2개를 물어뜯어 거의 끊어놓았다. 일전에 작은방의 핸드폰 충전 케이블 끝쪽을 잘근잘근 씹어놓았던 것까지 치면 충전 케이블 3개를 해드신 것. 마야마는 한 번도 그런 사고를 친 적 없는데 백묘백색이라더니 포르코는 이런저런 사고를 친다.
신기한 건, 아내도 별 타박 없이 "충전기 3개 사야겠네" 하고, 나도 아무 소리 앉고 "응, 삼성플라자 가서 사자" 했다는 것. 급속 충전기 3개 사려면 육칠만원쯤 들테니 적은 돈이 아니다.
만약, 고양이가 말을 할 줄 알았다면 어땠을까? 녀석은 녀석대로 이런저런 변명(?) 이유(?)를 댔을테고 우리는 우리대로 나무라고 가르치고 잔소리하려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한 쪽이 마음 상하고, 그 마음 상함이 또 상대를 다치게 하는 다른 말로 되돌아오는.... 일이 이어졌을지 모른다. 고양이가 자식보다 낫다, 말을 못하니까- 라는 곧잘 하는 아내의 말이 절절이 이해가 간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으로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양이를 보며 가끔씩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