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가보고 싶던 술집에 드디어 갔다.
일본인 부부가 하는 갓포요리집이라길래, 갓포요리가 뭔지, 가이세키와는 어떻게 다른지도 찾아 읽어가며 주인이 권해주는 술 중 하나와 내 감으로 고른 하나를 마셨다.
좋은 건 비싸다. 세상엔 그렇지 않은 게 거의 없다.
좋은 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비싸서 불편하게 하고, 그 '좋음'이 일상의 수준이 아니기에 위화감을 준다.
술집도 마찬가지다.
비싼 술집은 대개 맛있지만
대개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누구 하나 말로 불편하다 하진 않지만 주변 공기가 무거워지고
젓가락질이 느려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람은 불편하다.
뛰어나서 분명 좋지만, 그 좋음이 일상의 풍경과 분리되기에 불편하다.
예전에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말로는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내가 되고 싶었던 좋은 사람이란
별 것 아닌 하나라도 어떤 뛰어난 면을 가진 사람이었던 거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싸보이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보이고 싶은 욕망도 없다.
그냥 통상의 가격이 매겨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나라는 테이블 위에서
사람들의 젓가락질이 분주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