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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Dec 17. 2021

연비 걱정에 추위에 떨 필요가 없다

기상청은 올겨울 추위가 예년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난히도 추웠던 작년 겨울을 떠올리면, 이번 겨울은 또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부터 앞선다. 추운 날씨만큼 걱정되는 건 기름값이다. 수직 상승한 기름값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100~200원가량 높아진 점을 고려한다면 좀처럼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추운 날씨와 기름값 걱정에 올해는 자동차 히터 사용을 줄여야 하나 고민이 될 수도 있다. 난방비, 전기세도 많이 나오는데 기름값이라도 줄이려는 생각이 먼저 들 테니 말이다.


다행히도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겨울철 자동차 히터를 끄는 일은 없어도 될 것 같다. 여름철 자동차 에어컨을 사용하면 연비가 떨어진다고 잘 알고 있기에 히터 역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히터는 에어컨과 다르게 연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1. 자동차 히터 작동 원리



자동차 히터는 에어컨과 다르게 엔진 열을 활용한다. 자동차 엔진은 충분히 가열되어야 연료를 연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동을 켠 순간부터 시동을 끄기 전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된다. 점점 달아오른 엔진은 일정한 온도가 되었을 때 효과적으로 연료를 연소시키고 동력을 얻는다.


물론, 뜨거워진 엔진을 계속 뜨겁게 놔두지는 않는다. 엔진이 오버히트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라디에이터의 냉각수를 활용해 엔진의 열을 식힌다. 이때 뜨거워진 엔진을 식히면서 냉각수도 함께 뜨거워지게 되는데, 이 열기를 Heater Core라는 팬을 순환시켜 차량 내부로 유입한다. 작동 원리만 보더라도 자동차 히터 작동 시 별도의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2. 에어컨은 왜 연비를 나쁘게 할까?


자동차 에어컨이 연비를 나쁘게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동차 히터와 어떤 점이 다르기에 연비를 나쁘게 하는 걸까? 자동차 에어컨은 기화열을 이용해 송풍기에서 나오는 미지근한 공기를 차가운 공기로 만드는 원리다. 기화열은 액체가 기체로 되기 위한 열인데, 피부에 물을 적시고 밖에 나가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과 같다. 


에어컨이 이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냉매’가 필요하다. 냉매는 액체가 기체로, 기체가 액체로 변화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다.  냉매가 이러한 반복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압축기, 응축기, 건조기, 팽창밸브와 같은 냉방장치가 필요하다. 압축기는 저압의 기체 상태인 냉매를 액화시켜 고온, 고압의 기체 상태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압축기로 냉매가 들어오게 되면 피스톤으로 압축시켜 내보낸다. 이때 냉매를 압축하려면 힘이 필요한데, 이 힘을 엔진에서 끌어 쓰게 된다. 즉, 자동차의 동력을 만드는 엔진의 힘을 에어컨을 작동하기 위해 나눠 쓰게 되는 것이다.


이후 응축기, 건조기, 팽창밸브, 증발기를 거쳐 냉매가 차량 내 뜨거운 열기를 차갑게 바꿔주는 것이다. 에어컨은 히터보다 꽤 복잡한 원리로 작동된다. 중요한 것은 히터는 엔진의 열을 활용하지만, 에어컨은 엔진의 힘을 나눠 쓴다는 것이다. 즉, 에어컨을 쓸 때 연비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3. 자동차 히터, 마음 놓고 써도 될까?


작동 원리를 비교해서 봤을 때 에어컨은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히터는 엔진 열기를 사용하므로 연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차 히터를 사용할 때 연비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바로 A/C 기능을 사용할 때이다. A/C는 흔히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기능으로 알고 있지만, 본래 의미는 Air Conditioner로 공기 정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기능은 차량 내부의 안 좋은 냄새나 습한 공기를 정화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필수적이지만, 히터를 사용할 때는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겨울철 내부와 외부 온도 차로 유리에 김이 서릴 때 A/C 기능으로 김 서림을 제거할 수 있고 히터로 답답해진 차량 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히터만 사용하는 것은 연비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A/C 기능을 함께 사용할 경우 연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참고하자.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히터,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히터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있다. 히터는 뜨거운 엔진 열기를 식힌 열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자. 이제 막 시동을 켰다면, 엔진 역시 차가운 상태일 것이다. 이때 히터를 켠다고 해서 바로 따뜻한 열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차가울 때 히터를 강하게 틀면 히터 팬이 돌면서 엔진과 냉각수가 따뜻해지는 것을 방해해 히터 열기가 따뜻해지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시동을 켜고 최소한 5분 뒤에 히터를 트는 것이 좋다.


바람의 방향은 다리 쪽을 향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따뜻한 공기를 다리 쪽으로 향하게 트는 것이 실내 공기를 높이는 데 효율적이다. 실내 온도는 21~23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꽉 막힌 실내에서 높은 온도를 유지한 상태로 운전하게 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적절한 온도에 맞춰 운행하되 중간중간 환기를 시키는 것도 잊지 말자.




히터는 연료를 소모해서 내는 열이 아니므로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연비 걱정에 추운 겨울, 히터를 걸어 잠그지 말자. 시동을 켜고 5분 뒤 히터를 켜고 따뜻하게 몸을 녹인 후 안전한 운행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현명하다. 단, 연비가 걱정된다면 A/C 기능만 주의하자. 실내 쾌적한 공기를 위해 켜 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연비에 예민하다면 끄고 운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겨울철 따뜻한 차 안에서 운전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안전과 건강이다. 답답한 실내 공기에 갇혀 혹여 졸음이 쏟아질 수도 있으므로 자주자주 환기하고 안전 운전에 신경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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