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대캐피탈 Jan 21. 2022

고속도로에서 내 차선만 막힌다?

1차선 정속 주행과 과속 추월의 두 가지 시선

민족 대이동 설 연휴가 다가왔다. 올해 설 연휴는 꽤 긴 편이라 가족을 만나거나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교통량이 늘어나는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논란 하나가 있다. 바로 ‘1차선 정속 주행’이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1차선은 ‘추월차선’이라고 해서 2차선의 정속 주행 차량을 앞지르기하기 위해 활용되는 도로다. 그래서 항시 비워둬야, 추월하는 차량과 원활하게 도로 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일부 운전자는 1차로를 마치 정속 주행 차선처럼 주행해 도로 정체를 유발하고 추월하려는 운전자를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사항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차선 정속 주행은 원활한 도로 환경을 위해 운전자들이 인지하고 지켜나가야 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1차선을 정속 주행하는 사람은 아무리 추월 차선이라고 하더라도 과속해서 추월하는 것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참, 난감하다! 갑론을박 1차선 정속 주행 그리고 과속 추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1. 고속도로 1차선 정속 주행, 왜 안될까?


우리나라는 각 차선의 역할과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지정해 놨다. 이를 ‘지정차로제’라고 한다. 도로 통행 속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도로 기준 속도를 준수하며 느리게, 빠르게 통행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정 차로제는 도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구분한다. 이때 차선이 홀수일 때는 가운데 차로를 제외하고 좌우로 나눈다. 예를 들어, 4차선 도로일 경우 1~2차선을 왼쪽, 3~4차선을 오른쪽으로 본다. 3차선인 경우 가운데 차선은 오른쪽으로 분류된다.


또한,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를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일반도로의 왼쪽은 승용차, 중소형 승합차가 주행할 수 있다. 오른쪽 차로는 왼쪽 차로의 차량을 포함해 대형차, 저속 차량 등이 주행할 수 있다. 고속도로는 추월 차로, 왼쪽 차로, 오른쪽 차로로 구분한다. 모든 고속도로에서는 1차선을 추월 차로로 사용하며, 정체로 80km/h 미만 속도로 운행될 경우 1차로를 일반 주행 도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 두 가지가 있다. 고속도로에서 1차선 정속 주행과 추월 시 차선 이용에 관한 것이다. 먼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6조 2항에 따르면,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때는 우측 차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지정차로제로 지정된 1차선에 정속 주행 중 추월을 시도하는 차량이 있을 때는 우측으로 비켜줘야 한다는 뜻이다. 또, 도로교통법 제21조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른 차를 앞지르려면 앞차의 좌측으로 통행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추월 시 오른쪽으로 추월하는 것이 아닌 왼쪽으로 추월하라는 뜻이다.


종합해서 살펴보면, 2차선을 주행 중인 차량이 추월할 때는 1차선 추월 차로를 이용하며 이때 1차선에서 정속 주행으로 다른 차의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할 수 있는 경우 우측 차로로 이동해 주행해야 한다. 지정차로제 위반 시 일반도로에서는 3만 원의 과태료, 고속도로에서는 승용차와 4톤 이하 화물차는 4만 원, 4톤 이상 화물차는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속 카메라뿐만 아니라 블랙박스 등 타인의 신고로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2. 고속도로 정체, 1차선 정속 주행이 문제다?


많은 운전자가 1차선 정속 주행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단순히 ‘내 앞길을 막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1차선 정속 주행은 ‘유령 정체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유령 정체 현상은 차가 막히지 않는 구간에서 이유 없이 교통 체증을 보이는 현상이다.


유령 정체 현상은 차량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을 때 감속이 누적되면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1차선 점거로 추월하지 못하는 차량이 밀리면서 정체가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1차선 추월이 막혀 2~3차선으로 추월 시도를 하다가 사고가 나면, 더 심한 정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3. 추월하기 위한 과속 주행은 괜찮을까?


차선 정속 주행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추월 시 과속 주행은 괜찮냐는 의견이 대립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최대 속도로 달리는 1차선 정속 주행 운전자는 추월을 하더라도 과속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반면, 추월하려는 운전자는 현행법상 추월하기 위해서는 왼쪽으로 해야 하는데, 1차선을 막아 두면 추월할 수 없고 무엇보다 1차선 정속 주행 자체가 위법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긴급 자동차, 앰뷸런스, 경찰차 등을 제외한 모든 차는 뒤차보다 느리게 가야 하는 경우 우측 차선으로 피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때 1차선에서 주행하더라도 고속도로 최대 속도에 맞춰 운행하는 것이 괜찮다는 예외 규정이 없으므로, 뒤차가 제한 속도를 위반하더라도 내가 뒤차보다 느리다면 1차선에서는 우측으로 피해 줘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차선에서 정속 주행 차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리하게 가까이 붙거나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반복적으로 켜는 등의 위협 행동을 보인다면 보복운전으로 인정돼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1차선 정속 주행인 차량에 위협적인 방식이 아닌 우측으로 양보해 달라는 한두 번의 경적과 상향등을 깜빡하는 정도로 신호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1차선 추월 후 5분 내 우측으로 이동해야 한다. 무리한 과속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4. 고속도로 주행, 어떻게 운전해야 할까?


지정차로제 도입의 의미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추월 차선은 무리한 과속을 위한 차선이 아닌 앞서 달리는 정속 주행 차량보다 앞서갈 때 안전하게 추월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로다. 이 점을 숙지하고 주행한다면, 1차선 정속 주행에 대한 논쟁이 점차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운전 수칙을 지키고 서로 배려하려는 자세다.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교통 체증은 물론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도로 위의 안전은 운전자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사고 없는 도로를 위해 서로 배려하는 운전이 곧 성숙한 운전자의 모습이 아닐까?




1차선 정속 주행, 추월 시 과속에 관한 논쟁은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고속도로 내 ‘추월 차로’ 운영방식과 단속 기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추월 차로가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적 단속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단속 방안을 찾아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언급되는 사항이지만, 기본적인 교통법규와 서로에게 양보하는 자세만 갖춘다면 다가오는 명절, 장거리 운전은 1차선 정속 주행으로부터 조금 덜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로 위의 무법자를 단속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