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단체보험을 신청해야 하는데 내가 실수로 누락하면서, 개인 실손 보험을 가입해야 했었다.
특약을 살펴보면서 암, 뇌출혈, 심장질환, 백내장 등을 자꾸 살펴보다 보니,
아, 내가 언젠가는 이런 큰 병에 걸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보통 우린 정신없이 일상을 사는 것도 힘들기에 죽음까지 생각하지 못하는데 애써 묻어뒀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겁이 났었다.
그러다가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게 되었다. 인문학자 이어령이 암 판정을 받고, 죽기 전 마지막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언급이 주다. 읽으면서 안심이 됐다. 담담하면서도 두 눈을 똑똑히 뜨고 죽음을 직면하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제 각자의 예민한 살갗으로 생과 사의 엷은 막을 통과하고 있다고.
스승이란 무엇인가, '죽음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생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스승이라고. '죽음의 강을 거널 때 겁먹고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쪽으로 바지만 걷고 오라'고.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