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각자의 인생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알지 못한다. 저마다 묵묵히 쓰는 글이 세상에 어떤 식으로 보탬이 될지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쓴 글은 우리를 조금씩 변화시키면서 세상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 것이다. - 메리 카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중에서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썼다.
한 2천5백여 개의 글이 블로그에 쌓였다.
주로 책을 읽고 쓴 글이었다.
그보다는 늦게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하다 멈췄다, 다시 그를 썼다.
오늘, 이 글이 브런치에 쓰는 100번째 글이다.
비교하기도 좀 부끄러운 개수의 글이 이곳에 쌓였다.
그저 묵묵히 썼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개수, 100이라는 숫자.
아직 나의 삶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세상에 보탬이 되고 있는지,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사랑을 주며 살고 있는지,
그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사는지조차
자신 없는 요즘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가 있다.
브런치에 쓴 100개의 글이
아주 조금씩, 천천히 나를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말아라.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라. 화려한 거짓보다 소박한 진실이 힘이 세다. 꾸며낸 사실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 메리 카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중에서
블로그 글쓰기와 브런치 글쓰기는 다르다.
브런치 글쓰기할 때
나는 좀 더 나만의 목소리를 찾으려 애쓴다.
글을 쓸 때, 조금은 힘을 더 빼게 된다.
잔뜩 치장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
나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 용기는 있었지만,
당당히 평가받을 용기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블로그보다는 브런치의 구독자가 훨씬 적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이웃은 12,000여 명 / 브런치 구독자는 134명이니까)
나의 평범한 면모가 더 드러나는 곳도
이곳 브런치라는 공간이다.
정리정돈이 잘 된 깔끔한 집이 블로그라고 한다면,
조금 물건이 많아도 아늑하고 편안한 집이 브런치 같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브런치 매거진과 연재 브런치북을 적극 활용하시라 권한다.
글쓰기는 마음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다.
환경 설정이 정말 중요하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시스템 속에 확 들어가야 한다.
글쓰기 할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생각해 보자.
비슷한 주제의 글 10개~20개를 써서
묶을 수 있는 플랫폼, 그리고 그 묶인 글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내 몸을 묶어버리듯 나를 고정한다.
또 한 가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에 답해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매일 반복하는 것, 내가 꿈꾸는 것,
내가 알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들...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니 오늘부터 브런치에 나의 이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그저 묵묵히 쓰는 것만으로도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 매력적인 일을 시작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새해도 되었고,
거창하게 세운 새해 목표가 벌써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는 지금이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하기 딱 좋은 때라고 믿는다.
브런치에 고작 100개의 글을 썼다고
할 말이 생겼다는 것부터가 브런치 글쓰기의 힘인 것 같다.
브런치에 글 100개를 썼다면
뭐든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