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황을 넘어서는 미래상을 그리고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상상해라. 그런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지금 당장 시작해라. - 브렌든 버처드, <식스 해빗> 중에서
지난해 5월, 1년 간의 육아휴직을 시작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면서 마지막 육아휴직을 시작했으니 설렘,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했죠.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이 앞서기도 했습니다만, 무엇보다 번아웃된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1년간 일을 쉬는 게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요. 쓸데없는 걱정이었죠. 살다 보면 참 쓸데없는 생각과 걱정을 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곤 하는데 제가 딱 그랬습니다. 뭘 그런 걸 걱정하느라 바빴을까요. 제가 걱정하든 안 하든 시간은 알아서 흘러가는데 말이에요. 그저 그날그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만끽하는 게 더 나을 뻔했습니다.
뭐든 경험하고 나서야 배우게 되는 걸까요? 저는 해봐야 배우는 사람 쪽인 것 같습니다. 이제야 좀 알 것 같은데 복직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니 조급해집니다. 이제 회사로 돌아가면 1년 간의 시간은 추억으로만 남을 테니까요.
물론, 1년의 시간은 나름 의미 있었어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요. 작은 아이와 강원도 인제살이를 경험하기도 했죠. 어렸을 적 이루지 못했던 피아노 연주를 해냈고,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는 여유를 가져봤죠. 출근할 땐 잘 챙기지 못했던 건강을 돌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어쩌면 제게 휴직이라는 이벤트가 늘 밖을 향해 있던 제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나만의 피드백 질문 3가지'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복직 40일 전 일상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앞으로의 40일 후, 복직 후의 제 모습을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지난 1년간 충실한 삶을 살았나?
2. 다른 이들을 충분히 사랑했나?
3. 의미 있는 일을 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이것부터 정리했어요.
휴직을 시작했던 달부터
매달 해냈던 것, 감사했던 일, 만났던 사람, 의미 있던 순간을 기록했어요.
그동안 기록했던 일기, 모닝페이지 노트, 캘린더, 스케줄러, 메모장, 사진을 다시 점검했죠.
기억이 잘 안나도 괜찮아요. 별 일 없이 지나갔던 달이라면 감사함이 가득한 시간으로 정리하면 되니까요. A4 1~2장이면 충분합니다. 혹시 더 적을 수 있다면 충분히 적을 수 있게 노트나 연습장을 이용해도 좋아요.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는 필요 없는 순간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냈는지 물어볼 게 아니라, 얼마나 '충실한 삶'을 살았는지 되묻는 질문이라 마음 편히 작업할 수 있어요. 제게는 지난 1년간을 돌아보는 작업이지만, 2024년 1분기를 돌아보는 작업으로 즐기셔도 좋겠지요.
이 작업을 다 마치고 나면 복직 준비에 박차를 가할 거예요. 출근할 때 입을 옷과 구두도 좀 마련하고요. 일할 체력을 비축해야 하니 건강하게 먹고, 더 운동도 할 겁니다. 제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이, 고마운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도 잊지 않고 하려 해요. 어쩌면 조금은 바빠질지도 모르겠지만 즐겨보렵니다.
나만의 피드백 질문 3가지 메모해 두시고, 오늘 하루는 이 질문을 마주하는 시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