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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이 되면 보이차를 사두자

by 글쓰는 워킹맘


곧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권한다. 다른 건 몰라도 보이차 한 편을 사두면 좋겠다. 보이차는 세월을 먹고 익어간다. 세월이 흐를수록 보차 맛은 깊고 부드러워진다. 마치 신혼부부가 세월을 함께 겪으며 편안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결혼할 때 오래되지 않은 보이생차를 사두고 5년 뒤, 10년 뒤에 차 맛을 조금씩 확인해 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연애할 때보다 서로에게 더 신경 쓰고, 잘해야 한다. 사이가 좋지 않을 때 함께 차를 맛볼 생각은 안 할 테니까.


우리 결혼기념일이네.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뭐 할까?

다음 주에 우리 결혼 16주년 기념일이 있다. 결혼기념일마다 꽃다발을 받거나 비싼 밥을 먹지 않는다. 매번 여행을 가지도 않는다. 거창한 이벤트를 하진 않아도 결혼기념일이 되면 지난 세월을 돌아본다. 2009년 8월 29일 그날 얼마나 더웠고, 얼마나 고단했는지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허니문으로 떠났던 일본 오키나와의 바다를 떠올린다. 그 바다 앞에서 우리는 함께 오래오래 이어지면 좋을 결혼 생활을 꿈꿨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함께 늙어가고 있고 언제든 좋은 차를 꺼내 마신다. 참 다행이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아침이든 밤이든 찻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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