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가 하는 것을 그에게 알릴 수가 없어. 히스클리프가 잘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넬리, 그가 나보다도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되어 있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은 거고, 린튼의 영혼은 달빛과 번개, 서리와 불같이 전혀 다른 거야.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중에서
33년 전, <폭풍의 언덕>을 처음 읽었다. 그때 나는, 나름 문학소녀를 자칭하던 여중생이었다. 60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을 다 읽어버리겠다며 1번부터 차례로 독파해 나가던 시절이었다. 학교 공부보다 소설 읽기가 더 신났던 그때, 음울한 워더링 하이츠 분위기에 이끌렸고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광기 어린 사랑 이야기가 낯설고 흥미로웠다. 그저 사랑 이야기인 줄 알고, 빠져들었던 것도 같다.
학교 음악수업 시간, 음악책 안에 책을 숨겨 몰래 읽다가 선생님께 들켜 혼이 나기도 했다. 그때는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나보다 더 나 자신일 수 있을까.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싶었지만, 아직 10대 중학생에게 사랑과 영혼의 관계는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막연히 꿈꿨다. 내 인생에도 이런 사랑이 찾아올까 싶었다. 나의 영혼과 누군가의 영혼이 같은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랑 말이다.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그러니 다시는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하지 마.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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