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 두 달째, 우리의 주제어는 '조율'이다

by 글쓰는 워킹맘


어머님, 한 달 좀 넘게 생활해 보시니 어떠셨어요. 궁금합니다.


강원도 인제로 이사 온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겨울 줄 알았지만 겁먹었던 것만큼 괴롭지 않았다. 그런데 시골학교로 전학 온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학부모 면담을 하며 이 질문을 받자 하나의 키워드가 떠올랐다. 바로, '조율'이었다.


아이도 저도 낯선 곳에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와 저 모두 기존 일상과
'조율'하는 작업에 매진 중입니다!


그렇다. 9월 한 달간 아이와 나의 키워드는 '조율'이었다.

조율(調律) 1. 명사 :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추어 고름. 2. 명사 : 문제를 어떤 대상에 알맞거나 마땅하도록 조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모든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조율작업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피아노를 조율하듯, 우리의 삶도 쉼 없는 조율이 필요하다. 보통 비슷한 일상이 반복될 때는 조율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이사, 이직 등등)가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조율해야 하고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아이가 다니는 시골학교에는 아이를 포함해 단 6명이 있다. 한 반에 30명이던 도시의 교실과는 달라도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는 보다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관계 속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통해 배우고 성장해 나간다. 아이만 그러겠는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생활에 적응해나가야 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도시에서의 인간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두기 편하고 손쉬웠으며 때로는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도시 생활의 단점이자 장점이었다. 이것은 곧바로 시골 생활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돌변한다.


나는 아이보다 당신이 더 걱정돼.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은 시골생활...
괜찮겠어? 잘할 수 있겠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남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오롯이 아이의 스케줄에 나의 하루를 맞춰가고 있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하루를 시작해야 하고, 아이가 잠들면 그날 일과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노력하고 있다. 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조율'하고 있다. 이곳으로 떠나올 때 아이보다 나를 더 걱정했던 부모님과 남편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나는 부단히 조율하는 데 힘써야 할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이와 나의 키워드도 달라질 것이다.


시골생활 첫 달의 주제어가 '시작'이었고, 둘째 달의 그것은 '조율'이었으니 다음 달의 키워드는 아이와 함께 정해보련다. 매일 새롭게 경험하고 배워나가는 이곳에 머무를 수 있어 감사하다.


아이와 잠들기전 짧게 즐기는 독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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