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은 진짜일까?

2025년 6월 14일 세 번째 글

by 김형준

나를 괴롭히고 못 살 게 굴고 방황하게 하고 이성을 잃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또 원칙을 어기고 통제에서 벗어나고 반항하게 만드는 게 무엇일까요? 바로 '감정'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감정으로 인해 무너졌던 때가 분명 있습니다. 상대방의 배신으로 인한 배신감, 사랑에 빠져 이성을 잃고, 옆 사람의 회유에 원칙을 어기고, 상사의 꾸중에 일탈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결국 후회와 원망, 반성만이 남을 뿐입니다.


일상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방법도 감정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을 때 어제와 같은 오늘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에 휘둘린다는 거죠.


"그러나 감정은 변한다. 어제의 분노도, 오늘의 눈물도,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진다. 그렇다면 그 강렬했던 감정은 정말 '진짜'였을까, 아니면 그 순간에만 그렇게 보였던 걸까? 강력한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에 휩쓸려 판단하면, 결국 후회만 남는다."

<위버멘쉬> 중


직장인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는 평정심입니다. 평정심을 잃으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말실수를 하거나 후회할 짓을 하게 되겠죠. 평정심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입니다. 외부 상황에 의해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은 니체의 말처럼 진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짜 감정에 휩쓸려 상황에 대처하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 복귀됩니다.


한편으로 감정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가짜 감정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지 않고 나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죠. 그런 감정을 선택하는 자신은 적어도 그 순간은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했을 테니까요.


요즘도 한 번씩 감정에 휩쓸릴 때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일이 아닌 다른 걸 선택합니다. 온전히 그 순간에 감정에 의해서 말이죠. 시간이 지나 다시 되돌아왔을 땐 후회가 따라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 또 같은 선택을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기에 합리화하죠. '그럴 수 있어, 다시 열심히 하면 되지.'


감정을 통제하면 쓸데없는 짓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이 순간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 냉정하게 판단 내리는 거죠. 당연히 그 선택에는 만족과 뿌듯함 성취감이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감정을 통제했기 때문이죠. 이 같은 선택과 결과 곧 감정을 통제하는, 후회가 남지 않는 판단이 되는 것입니다.


감정은 알아차릴 때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알아차리려면 내 감정이 어떤지 자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변한다는 걸 이해해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 니체의 말처럼 "지금 이 감정이 진짜일까?"라고 늘 질문해야 할 것입니다. 그 질문에서 찾은 답에 따라 감정을 선택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덜 남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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