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누구나 100살까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먹을 게 넘치고, 움직임은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100살까지 사는 게 가능할까? 오래 산다는 의미는 건강이 전제되었을 때다.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오래 사는 것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도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불편해져야 한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사람들의 삶은 더 편안해졌다. 편안해졌다는 의미는 불편함이 줄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불편을 줄이면서 얻는 것도 많아졌지만, 반대로 잃는 것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게 건강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되어 간다고 떠든다. 마치 누구나 숨만 쉬면 저절로 10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과연 그럴까?
먹을 게 넘쳐나는 요즘이다. 배가 고프면 언제 어디서든 고칼로리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깨어 있는 중간중간 당 충전을 위해 달달한 간식도 마음껏 먹는다. 하루 세 끼 다 먹어야 건강해진다고 식품 산업에 후원을 받는 전문가들이 강조한다. 정리하면 마음껏 먹으면 누구나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현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 의심 없이 지금의 편안함을 만끽한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라는 속담을 몸소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말이다.
역설적이게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한다. 다이어트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과거 먹을 게 없었던 시대에도 살을 빼려고 했을까? 먹을 게 풍부해지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살이 찐다. 예뻐 보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욕망이 다시 살을 빼게 부추겼다. 그러니 셀 수 없이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나오고 불황이 없는 산업이 되었다. 아마 먹을 게 사라지지 않는 이상 다이어트 산업에 불황은 없을 것이다.
위고비, 삭신다 같은 약물 다이어트도 결국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바꿔 말하면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먹지 않는 것이다. 적게 먹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미 널린 음식을 외면할 만큼 의지력이 크지 않다. 살을 빼겠다고 '다짐'은 밥 먹듯 하면서, 살을 빼려는 '의지'는 쉽게 무너진다. 몇 시간의 배고픔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배고픈 느낌이 생소해서가 아닐까? 이제까지 배고픔을 느낄 사이도 없이 먹었으니 말이다.
배고픔을 느끼면 불편해진다. 꼬르륵 소리를 들으면 짜증부터 내는 사람 있다. 그게 당연한 반응이라고 인정해 버린다. 그리고 가차 없이 손에 잡히는 걸 입에 넣고 평안을 되찾는다. 하루 평균 16시간 깨어 있다고 가정하고 세 끼를 먹으면 5시간마다 음식을 먹는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 몸은 한 번 먹은 음식을 다 소화하기까지 짧게는 12시간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12시간 내에 다시 먹는 건 우리 몸을 혹사시키는 것과 같다.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루 버티려면 세 끼는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게 묻는 이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하루 세 끼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냐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정착 생활을 하면서 그나마 식량에 대한 불안은 해소됐다. 그렇다고 먹을 게 풍족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보다 굶주림을 겪지 않을 정도였을 것이다. 경작도 결국에는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했을 테니까.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건 18세기 산업혁명과 궤를 같이 한다.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더 자주 먹게 만든 것이다. 더 자주 먹이려면 대량 생산이 필요했고, 때마침 산업 혁명이 제 역할을 해주었다. 각종 신물질을 개발하면서 고칼로리 고지방 고단백 음식을 만들어 냈다. 더 이상 배고플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굳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먹을 게 충분해졌다.
이제까지 편안하게 먹은 대가로 우리는 만성질환을 갖게 되었다. 고혈압, 비만, 당뇨, 콜레스테롤 등 과거 없던 질병이 만들어졌다.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반대로 100세 시대라고 말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언제 어느 순간 우리의 목숨을 빼앗아갈지 모른다. 심장병, 뇌졸중 등으로 급사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어쩌면 우리의 식습관은 목숨을 담보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고픔에서 오는 불편함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24시긴 씩 꿂는 것이 인간에게 정상적이고 유익한 상태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허기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생리적인 배고픔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단지 현대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ㅜ이한 일종의 값싼 대처 메커니즘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나는 5년째 내 몸에 실험하는 중이다. 매일 점심, 저녁 두 끼만 먹어왔다. 최소 12시간에서 16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한다. 아침에 허기가 심할 땐 견과류, 달걀, 과일 등 배고픔을 달랠 정도만 먹는다. 공복을 유지하는 동안은 오히려 집중도 더 잘 된다. 당연히 배불리 먹고 나면 혈당으로 인해 집중력도 떨어지고 몽롱한 상태가 지속된다. 그래서 한 끼 식사도 최대한 적게 먹는다. 그리고 주 5회 1시간씩 운동도 한다.
5년 동안 실천하면서 깨달은 것은 하루 세 끼 먹을 때보다 적게 먹어도 충분히 건강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중을 유지하고 근육량도 늘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해졌다. 그렇다고 절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속세 음식도 양껏 먹는다. 대신 공복 시간 유지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말이다. 100세 시대 100살까지 살고 싶으면 몸이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몸의 시작은 음식에 있다. 몸이 회복하는 공복 시간을 갖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꾸준한 운동이 뒤따라야 한다. 한 마디로 불편한 것들을 해야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세상은 점점 더 편안해질 것이다. 편안함에 익숙해질 때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반대로 불편함을 선택했을 때 우리가 얻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이 둘을 얼마나 잘 절충하느냐가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