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게 어렵다고 시작도 못하는 사람으로 살겠습니까? 아니면 어려워도 배워서 당당하게 시작하는 사람으로 살겠습니까?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전자를 선택하면 글쓰기는 계속 어려운 숙제가 되고, 후자를 선택하면 느려도 조금씩 글 솜씨가 나아지며 어느 순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아마 이 둘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알면서도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쓴다고 인생이 당장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글을 쓰지 않아서 전 재산을 잃게 된다면 누구든 당장 시작하겠죠. 글 한 편만 써도 부자가 된다면 마찬가지로 쓰려고 할 테고요.
글을 썼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적기 때문에 애써 글을 쓰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죠. 맞습니다. 저도 글을 8년째 쓰고 있지만 수십억 자산가가 되지 못했습니다. 수십만 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도 되지 못했죠. 팔자가 펴지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8년 전 저는 글쓰기를 배운 적 없었고, 관련된 직업도 아니었습니다. 10년 넘게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퇴직 후 직업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였죠.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을 때였죠.
때마침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저에게 필요한 답을 하나씩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글쓰기가 꼭 필요하다는 걸 알고 시작해 보기 마음먹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글쓰기와 아무런 연결점이 없었는데 말이죠. 그때 저는 '글 쓰는 게 어려워 시작도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쓰기가 필요한 걸 인정하면서 목적이 생겼습니다. 이왕 쓰는 거 제대로 써보자고 말이죠. 그래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찾아 읽고 강사를 쫓아다녔죠. 매일 쓰면서 배운 걸 익혔습니다. 익히면 익숙해집니다. 익숙해지면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자신감은 시작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글을 잘 써서 자신감이 붙은 건 아닙니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무게를 반복해 들 때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자신감도 그렇게 생겼습니다. 못 쓰는 글이라도 매일 꾸준히 쓰다 보니 독자가 생기고 책으로 출간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반복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8년 동안 매일 쓰고, 12권 출간했어도 여전히 글 쓰는 건 어렵습니다. 머뭇거리는 순간이 더 많습니다. 엉망인 글을 쓰는 날도 있지요. 쓰기 전에 받는 스트레스는 쓰고 나서도 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삶에서 지우지 않는 이상 스트레스는 곁을 지킬 것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말했습니다. 시작이 두렵다고 피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두려워도 일단 시작하면 엉망인 글이라도 쓰게 됩니다. 다음 날 또 쓰면 적어도 전날 쓴 글보다 '1'은 나아질 수 있습니다.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안 쓰면 제자리인 것도 반론의 여지가 없긴 마찬가지이고요.
종합해 보면 시작을 두려워하는 것은 글쓰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두려울수록 맞닥뜨리는 게 남는 장사입니다. 그렇게 매일 꾸준히 두려움과 맞짱 뜨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됩니다. "더 이상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구나"라고 말이죠. 여기까지 읽으면 이제 할 일은 하나입니다.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라 믿고 그냥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