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자기 객관화 글쓰기

by 김형준


용감해서 무식할까요? 무식해서 용감할까요? 8년 전 저는 후자였습니다. 글 쓰는 방법도 배운 적 없었고, 글 쓰는 것과 거리가 먼 직업이었습니다. 그러니 글이라고 할 수 없는 글들을 썼습니다. 대개 이런 글의 특징은 자기 할 말만 합니다. 구성도 없고 문장력과 어휘력도 부족하고 메시지에 대한 개념도 없었죠. 빈 화면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자로 바꿔 채워가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런 글을 써놓고도 자화자찬한다는 거죠. 이때는 좋은 글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입니다. 기준을 모르니 내 글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가늠할 수 없죠. 이건 비단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8년 전 그때의 제 삶은 분명한 목표와 방향성을 상실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는 삶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만족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일을 통해 얻는 의미를 우선하는 사람, 노동으로 생기는 수입으로 안락한 삶을 사는 게 최선인 사람, 푹 넓은 관계가 주는 다양성에 만족해하는 사람 등. 어디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만족감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준에 따라 저마다 목적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게 우리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저만의 분명한 기준이 없었습니다. 서른 살에 시작한 직장 생활은 12년 동안 9번 이직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견딜 방법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합니다. 방법을 갖고 있지 않았던 저는 회피를 선택했고 직장을 옮겨도 똑같은 결과가 반복됐습니다.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배우고 익히는 노력이 당연히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능력을 인정받고 더 많은 연봉도 당연히 기대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노력을 게을리했다면 자연히 도태되는 게 맞습니다. 설자리를 잃어도 당연했죠.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불편한 상황은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바꿔 말하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 서로에게 상처 주는 상황도 생기지 않죠. 이는 그 사람의 됨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가 먼저였습니다.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 내 감정이 상하면 곧바로 얼굴에 드러났죠.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복되면 결국 관계의 균열로 이어졌죠. 제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삶의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저만의 분명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선택해야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고민하지 않았죠. 만약에 기준이 있었다면 9번 이직까지 가지 않았을 겁니다. 부족한 역량은 수시로 공부하며 발전시켰겠죠. 감정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하다면 고치려고 노력했을 테고요. 이러한 기준이 분명했다면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과 저절로 연결되었을 테고요. 기준이 모호했던 과거의 저는 떠오르는 대로 적어 내려가는 서툰 글을 쓰는 사람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글 같지 않은 글을 쓰듯, 빈 공간이 많은 엉성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내 글이 어느 정도 수준이 가늠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잘 쓴 글을 많이 읽어보고 그 글과 자기 글을 비교해 보는 겁니다. 다양한 글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글의 기준도 점차 자리 잡아가죠. 그렇게 기준이 생기면 비로소 내 글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하는지 알게 되죠. 이 과정을 '자기 객관화'라고 합니다. 내가 나를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타인의 시선이 되기 위해 객관화된 기준을 체득해야 하고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저도 더 좋은 삶의 기준을 스스로 정했다면 무엇을 바로잡아야 할지 알았을 겁니다. 내 인생이었지만 내가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삶에 주도권을 내 손에 쥐려면 가장 먼저 목표와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목표에 따라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가야 하고요. 속도는 느려도 방향이 올바르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저처럼 목표도 방향성도 없이 살면 어디가 목적지인지조차 모르고 살 것입니다. 저는 8년 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삶의 주도권을 가져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요. 8년을 견뎌온 지금은 직장인에서 벗어나 직업인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분명한 목적과 방향성을 갖게 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정한 길을 따라 매일 정진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기 객관화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싶나요? 가장 먼저 나에 대해 솔직하게 적어보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성공과 실패 경험, 감정 변화, 과거 내가 받은 상처와 내가 상처 준 기억, 도전과 성취 경험 등 다양하게 적어보세요. 쓰기 전보다 분명 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내가 나를 알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도 선명해질 것입니다. 흰 종이에 새겨지는 자신의 모습을 눈으로 보며 자기와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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