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넘칠수록 풍요로워지는 것
끝으로 질문 있으세요? 손을 들까 말까 망설입니다. 이런 걸 물어도 되나 스스로 검열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빨리 끝나고 가고 싶어 할 텐데? 쓸데없는 걱정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지 하며 뒤 돌아 섭니다. 학교 다닐 때 수업 끝나기 전 질문하는 친구는 따가운 눈총을 받습니다. 질문은 안 하는 게 미덕이라 여겼습니다. 정말 궁금한 건 개인적으로 찾아가는 게 친구 간의 도리였습니다. 사회에 나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회의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의 일장 연설 뒤 각자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서로를 배려하며 입을 꾹 닫아 줍니다.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대동 단결한 결과입니다. 가정에서도 예외는 없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처음 한 두 번은 대답해 줍니다. 비슷한 질문이 이어지면 귀찮아집니다. “그런 건 아직 몰라도 돼” “나중에 크면 다 알게 돼” 모든 가정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클 땐 이런 말을 더 많이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정이 이러니 질문은 색이 바래지는 것처럼 필요성이 희미해졌습니다.
강의를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매번 가장 신나는 순간은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받겠습니다’ 하는 순간 여기저기 손이 올라옵니다. 애초 배움에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라 당연히 뜨거울 거라 짐작했지만 기대를 뛰어넘기 일수였습니다. 몇 주를 준비했던 강의 내용이 무색 해지리 만큼 수준 높은 질문도 많았습니다. 질문 덕분에 제가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질문의 순기능은 나와 상대방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질문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개념적인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 김호
강의는 강사가 준비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간입니다. 강사가 풀어놓는 내용을 들으며 청자는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이해되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 의문을 갖게 됩니다.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불가능할 겁니다. 받아들이는 이들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청자는 궁금증에 한 걸음 더 들어가기 위해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을 받은 강사는 자신의 의견이나 객관적인 사실로 설명합니다. 이로서 청자는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됩니다. 강사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호작용이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질문은 배움에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에게 하는 질문입니다.
켄 콜먼은 "좋은 질문은 정보를 얻어 낼 뿐이지만 위대한 질문은 변화를 이끌어 낸다."라고 했습니다.
그가 쓴『ONE QUESTION』(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존 맥스웰, 세스 고딘, 말콤 글래드웰, 짐 콜린스, 마이클 하얏트, 다니엘 핑크, 톰 지글러 등 각계의 성공한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었는지 질문했습니다. 36명 개개인의 변화와 성공에 이르는 과정 중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었는지 물었습니다.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토머스 넬슨의 마이클 하얏트 회장은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두려움을 극복해 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와의 인터뷰에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마이클 하얏트 회장은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해 주었다고 합니다.
"나는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정면 대결을 택했습니다. 공포는 익숙해지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공포는 대개 마음속에 있는 것,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우리가 마주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포를 무력화시키고 멀리 쫓아내는 방법은 그 한복판으로 직접 뛰어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두려워하는 그 일을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두려움이 공포가 되면 꼼짝 못 하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두려움의 실체와 마주해야 합니다. 질문은 실체와 마주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순간 가장 두려운 게 무엇일까?'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질문을 던질수록 두려움은 실체를 드러냅니다. 실체와 마주하는 순간이 한복판으로 뛰어들 수 있을 때 일 겁니다. 그렇게 직접 뛰어들었 때 마주한 두려움은 한낱 허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뛰어들어 직접 마주하기 전까지는 그 실체를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변화'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됩니다.
저의 인생 책 중 청울림의『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는 수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했습니다. 저자도 저처럼 무기력한 직장 생활을 이어오던 중 우연히 부동산을 접하며 변화를 꿈꾸게 됩니다. 안정된 직장을 벗어나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녹녹지 많은 않았습니다.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때마다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질문은 그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 주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었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가 던진 질문을 통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게 명확해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얻게 되면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됩니다. 행동으로 옮기며 실패도 하고 좌절도 겪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또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길이 맞는가? 내 선택이 틀린 게 아닐까? 그렇게 조금씩 수정하고 뒤돌아보며 나아갔습니다. 자전거에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중심을 잡고 버티기보다 좌우로 흔들리며 천천히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그렇게 흔들리며 질문이라는 페달을 밟으며 조금씩 천천히 내 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