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눈에 보이는 오늘 아침
호수공원 벤치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산책시키는 분홍 모자를 쓴 아주머니.
벤치에서 보이는 눈 앞 풍경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러 장면을 찍는 할아버지.
언제부터 앉아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먼 곳을 바라보며 움직임이 없는 중년 아저씨.
흔들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는 부모님을 위해 뒤에 힘껏 의자를 밀어주는 딸.
먹이를 찾아 쉼 없이 내 앞을 걸어 다니는 비둘기들.
이 시간의 풍경을 담기 위해 수 백 미터 밖 물체까지 눈 앞으로 끌어다 놓을 만큼의 성능을 가진 것 같은 카메라를 한쪽 어깨에 둘러맨 빨간 바지를 입은 아저씨.
빨간 바지 아저씨 옆을 따르는 여인이 맘에 드는 풍경 앞에 서자 그녀의 스마트 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어주는 빨간 바지 아저씨.
호수공원 내 핫 템인 몇 곳 없는 흔들의자를 발견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는 중년의 부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했는데 슬쩍 생쌀 한 움큼을 뿌리고 가는 아저씨와 그 뒤에서 쉼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아침식사를 즐기는 비둘기 두 마리.
몽환적인 연주곡 세 곡이 내 귀에 흐르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온 풍경이었다.
한 시간 남짓 앞 만 보며 걸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습이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고 관찰해야 비로소 보이고, 보이니 글로 쓸 수 있게 된다.
어르신! 비둘기에게 먹이 주면 안 됩니다.
먹이를 발견한 대 여섯 마리가 몰려들었다.
먹이를 먹는 머리의 움직임에 리듬감이 있다.
귀에 들리는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반팔 티셔츠 밖으로 드러난 맨살에 닿는 바람이 점점 차게 느껴진다.
한 곳에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이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집을 향해 다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