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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Dec 20. 2021

답을 알아도 틀리는 사람 있다,
나처럼

습작하는 김작가 - 11


글에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오답을 적게 쓰면 잘 쓰는 것이다. 오답을 줄이는 과정이 퇴고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오답노트가 머릿속에 있다. 거기에 맞춰 글을 고친다. 머릿속에 오답 체크리스트가 없으면 고칠 게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강원국의 글쓰기》 - 강원국



퇴고 체크리스트 [출처 : 강원국의 글쓰기 - 강원국]


1. 문장을 저 자를 순 없는가.


2. 뺄 것은 없는가.


3. 더 맞는 단어는 없는가.


4. 반복되는 단어는 없는가.


5.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없는가.


6. 인명, 지명, 연도, 외래어 오류는 없는가.


7. 문장과 문단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8. 주어-술어, 목적어-술어 호응은 맞는가


9. 와/과, 하고/하며 전후의 문구는 대등한가.


10. 수식어와 피수식어 관계는 적절한가.


11. 주어와 목적어 누락은 없는가.


12. 서술어는 간략하고 다양한가.


13. 불필요한 피동형은 없는가.


14. 어색한 조사와 어미 사용은 없는가


15. 문장과 문단 순서를 바꿀 곳은 없는가


16. 상투적 표현은 없는가


17. 부연 설명이 필요한 곳은 없는가


18. 각 문단은 그 자체로 완결한가.


19. 하고자 하는 말이 드러나는가.


20. 독자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가.




초고를 쓰고 나면 원고는 꼴도 보기 싫습니다.

꼴도 보기 싫다고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직 어린 내 자식이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후줄근한 옷을 입고 외출하는 걸 보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머리도 단정하게 자르고,

옷도 예쁘고 깨끗하게 입히고 싶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 새 옷을 사거나 세탁하고 이발하는  비용이 필요합니다.

대가를 치러야 얻어지는 것들입니다.


세상에 나온 자식을 다시 돌려보내지 못한다면 최선의 노력으로 건강하고 예쁘게 키워야 할 겁니다.

자식을 키우는데 웬만한 정성으로는 부족할 겁니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내 자식에게 최고만 해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다만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일이라 마음껏 못 해주는 게 현실입니다.

반대로 최고, 최상의 것들로 키웠지만 자식은 오히려 만족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자식을 탓할 문제는 아닐 겁니다.

명확한 기준을 갖지 않고 키운 부모의 잘못도 있습니다.


자식은 키우는 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자식은 그럴 수 있습니다.

글도 자식을 낳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못지않은 고통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다행인 건 그렇게 나온 글은 적어도 내 의지대로 고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퇴고라고 합니다.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부모에게 원칙과 소명이 필요합니다.

글도 좋은 글로 거듭나기 위해 몇 가지 원칙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 글쓰기 책에서 책이 닿도록 퇴고를 강조합니다.

강조만 하는 책은 많습니다.

체크리스트를 알려주는 책은 많이 못 봤습니다.

적어도 위에 적은 20가지 체크리스트에 맞춰 퇴고한다면

최고가 아닌 최선으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건 초고를 쓰면서

체크리스트의 문제를 없애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연습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암기로 되는 게 아닐 겁니다.

배운 대로 연습을 많이 해 보는 게 내 것이 되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은 노력한 시간에 비례할 거라 믿습니다.

이왕 같은 시간 같은 노력을 한다면

좀 더 현명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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