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이 경쟁력이다

듣기의 중요성

by 김형준


질문과 답이 많은 곳 중 하나가 직장이라 생각한다. 업무는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연속이다. 유능한 직원은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질문에 익숙하고 답을 찾기 위해 유연하게 사고하는 특징이 있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이 틀리면 답도 틀리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잘 듣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무실에는 목소리만 큰 두 사람이 있다. 조금 과장하면 그들이 통화하는 동안 모니터에 집중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어제 아침 일이다. 출근해 자리에 앉자마자 둘의 대화가 시작됐다. 조만간 시작할 공사를 위해 의견을 나누었다. K부장은 현장 내 야적공간이 필요했고 방법이 없을지 C이사에게 물었다. C이사는 생각을 말했지만 K부장은 마득짢았는지 말을 잘랐다. K부장에게 말 허리가 잘린 C이사 곧바로 부연 설명에 들어갔다.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K부장은 또 말 허리를 자르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K부장이 말하는 동안 C이사는 보란 듯이 자기 할 말을 한다. 이런 식의 대화가 5분간 이어졌다. 안 들으려야 안 들을 수 없었다. 다 듣고 났지만 결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다가 끝났다. C부장이 궁금해 한 내용은 근처에도 못 갔다. 듣는 내가 더 답답했다.


한 달에 두 번 독서 모임을 갖는다. 한 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으며 두 번에 걸쳐 생각을 나누는 방식이다. 한 번 모이면 평균 두 시간 동안 대화가 이어진다. 읽고 난 소감이나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건 순서를 정해 발표한다. 발표가 끝나면 자유롭게 토론으로 이어진다. 토론을 하다 보면 말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 말 허리를 자르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들었을 때만 할 수 있는 멘트를 던진다. 그러면 또 다른 주제로 자연스레 넘어가기도 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속으로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있는다. 이런 식으로 토론이 이어지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토론하는 주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생각을 통해 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건 올바르게 들었을 때만 가능하다. 공자가 내 앞에서 좋은 말을 늘어놓아도 듣는 내가 올바른 태도로 듣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문제에 답이 단박에 찾아지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문제는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게 보다 빠른 방법이다. 깊이 고민하다 보면 내 안에서 답을 찾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말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이를 위해 상대방을 말을 오래 깊이 이해하고 들을 필요가 있다. 단지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는 경청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신중하게 듣는 습관을 길러가. 그리고 가능한 한 말하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빠져들도록 하라."


말하는 사람에게 빠져드는 건 제대로 듣기만 하면 가능하다. 건성으로 들으니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게 된다. 듣는 데는 돈이 들지도,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내 문제를 해결하는 이보다 쉬운 방법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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