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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11. 2022

나를 위해 쓰지만
타인을 위한 글이기도 하다

2022. 07. 11.  07:42



"네가 옛날 기억에 마음을 열면 처음엔 아마도 몸과 마음이 고통스러울 거야. 그러나 네가 가진 연민과 지혜 그리고 너에게 도움을 주는 타인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렴. 그 다정한 손길이 너의 상처들을 돌볼 거란다. 그러면 너는 과거와 동일한 사람이면서도 또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으로 변화될 거야."  

《자기 돌봄》 - 타라 브랙



매일 10분 동안 글을 쓰는 모임을 운영 중입니다. 저를 포함 네 명이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써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 분이 새로 오시면서 다섯 명이 되었습니다. 새로 온 분도 지난 2주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직업도 다르고 성별도 나이도 다릅니다. 같은 건 매일 스스로 정한 10분 동안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과 글 쓰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독서 모임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독서 모임은 한 달에 한 권을 읽고 두 번 모임을 갖습니다. 어제 7월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달 읽는 책은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과 우리 모임이 지향하는 바가 닮아 있어서 선택했습니다.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서 '글쓰기를 통해 얻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사전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바라는 것이 다 달랐습니다. 개개인의 목표와 삶의 지향점에 닿기 위해 글쓰기는 도구 역할을 해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가 갖는 장점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쓴다는 행위는 다를 게 없습니다. 무엇을 쓰는지는 제각각입니다. 제각각 쓰는 글에 따라 각자 닿을 곳이 달라집니다. 


글쓰기를 통해 결과를 알 수 없는 불안에 도움을 받고 싶은 분, 보다 가치 있는 노후를 준비하는 분,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 분, 자신의 재능을 나누기 위해 준비 중인 분. 지금은 모두 목표에 닿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과정이 힘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뜻대로 되는 것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결과를 알 수 없기에 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안해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대신 불안해하는 자신을 글쓰기를 통해 바라본다고 합니다. 바라보며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되고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줍니다. 힘이 들 땐 타인의 위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게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가장 쉬운 방법이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드러내면 더 큰 위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가 쉽게 생긴다면 굳이 용기를 내라는 말도 안 할 겁니다. 마음에 준비가 되었을 때 드러낼 용기도 생길 겁니다. 그건 누구도 강요할 수 없습니다. 때를 기다릴 뿐입니다.


저는 두 개의 모임을 운영하며 한 가지 목표가 생겼습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을 위해 쓰는 글들을 모아 세상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스스로 용기를 냈을 때 가능하기에 기다릴 겁니다. 만약 용기를 내준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도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글을 쓰는 자신을 위로하고 힘을 주고 다독여 준 글이라면 분명 그 글을 읽는 이들도 같은 감정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상처는 사람이 건네는 위로와 격려, 공감을 통해 치유받습니다. 나와 비슷한 일상을 사는 주변 누군가의 공감이라면 더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나를 위로하고 다독이기 위해 쓴 글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을 위로한다면 글을 써야 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10분 아니, 5분이라도 자신을 위해 글 한편 써보는 건 어떨까요?     


2022. 07. 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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